OK금융그룹은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우리카드와의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6, 25-18, 28-26)으로 완승을 거뒀다. 블로킹으로만 10득점을 해내며 우리카드 공격수들의 기세를 꺾었다. 베테랑 미들블로커(센터) 진상헌이 가장 많은 4블로킹을 기록했다. OK금융그룹은 시즌 7승(4패)째를 기록하며 승점 18을 쌓았다. 리그 4위를 지켰고, 3위 삼성화재를 승점 1 차이로 추격했다.
OK금융그룹은 1세트, 우리카드 주포 마테이를 연달아 막아냈다. 11-9에서 센터 바야르사이한 밧수가 일대일 상황에서 블로킹을 해냈고, 12-0에서는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가 다시 한번 마테이의 백어택 공격 시도를 가로막았다.
진상헌도 마테이가 시도한 퀵오픈을 블로킹하며 17-11, 6점 차로 달아나는 득점을 해냈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신호진은 상대 센터 잇세이 오타케의 속공 공격까지 가로막으며, 우리카드 세터 한태준의 노림수를 무력화했다. 기세가 오른 OK금융그룹은 레오·신호진·송희채, 측면 공격수 트리오가 펄펄 날며 9점 차로 1세트를 잡았다.
OK금융그룹 2세트 초반도 제공권을 장악했다. 3-3에서 진상헌이 마테이와 송명근의 오픈 공격을 연속으로 블로킹했다. 6-3에서는 송희채까지 마테이를 상대로 블로킹을 추가했다. 2세트까지 OK금융그룹은 블로킹 9개를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1개뿐이었다.
마테이는 최근 이석증 증세로 고생했다. 지난 23일 삼성화재전에서도 1세트 공격 성공률이 33.33%에 그쳤다. 경기 전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이제 회복하고 컨디션도 돌아온 것 같다"라고 했지만, 마테이는 이날(26일) OK금융그룹전 1·2세트에서 8득점·공격 성공률 33.33%에 그쳤다. 블로킹만 6개 당했다.
우리카드 세터 한태준은 마테이의 컨디션이 안 좋은 걸 알면서도 그에게 토스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국내 공격수 한성정과 김지한의 공격도 상대 블로커에 번번이 막혔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은 결국 3-0 완승을 거뒀다. 3세트는 내내 끌려갔지만, 19-21에서 송희채가 오픈 공격 득점, 상대 마테이가 공격 범실을 범하며 동점을 만들었고, 22-22에선 이민규가 서브 득점을 해내며 역전했다.
승리를 확정한 득점도 블로킹이었다. 27-26에서 신호진과 진상헌이 2인 블로커 벽을 구축, 3세트 내내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줬던 김지한의 백어택을 가로막았다. 공이 우리카드 선수 몸을 맞고 코트에 떨어졌다.
경기 뒤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은 "상대 주포들의 공격 코스를 잘 파악했고, 미팅을 통해 공유한 뒤 훈련하며 이날 경기를 준비했다. 그동안 블로킹을 위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좋지 않은 모습이 있었다. 오늘은 '생각하는 배구'를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우리카드는 23일 삼성화재전에 이어 올 시즌 처음으로 2연패를 당했다. 시즌 전적은 8승 3패(승점 22)다. OK금융그룹을 상대로는 지난 3일 1라운드 원정(안산 상록체육관) 경기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이날 우리카드는 올 시즌 홈 최다 관중(3091명)을 동원했지만, OK금융그룹 높이를 넘지 못해 축배를 들지 못했다. 신영철 감독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감독 탓에 패했다"라고 했다. 이날 부진했던 마테이에 대해서는 "이석증으로 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다. 안 좋았을 때 습관이 다시 나오고 있다. 고치려면 2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