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26일 62만 5109명을 동원해 지난 22일 개봉 이후 5일 연속 1위를 지켰다. 누적 관객 189만 2703명.
‘서울의 봄’ 흥행 추이가 놀라운 건 뒷심이 개봉 첫 주말부터 붙었다는 점이다. ‘서울의 봄’은 개봉 첫날인 22일 20만 3813명, 23일 17만 9089명, 24일 27만 4612명, 25일 59만 4448명, 26일 62만 4868명이 찾았다. 통상적으로 일요일보다 토요일 관객이 더 많이 드는 데 비해 ‘서울의 봄’은 일요일 관객이 토요일 관객보다 3만여명 가량 더 많다.
이는 ‘서울의 봄’이 SNS 등을 통해 반드시 봐야 하는 영화로 타켓팅돼 일요일에 더 많은 관객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일요일 X(구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서울의 봄’이 오를 만큼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상당하다. 영화 완성도와 관객의 자발적인 입소문, 바이럴 마케팅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서울의 봄’은 바이럴마케팅도 MZ세대를 직격하고 있다. ‘서울의 봄’을 보고 너무 열받아서 빵을 샀다는 질문에 대해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등 배우들이 T와 F 성향으로 대응하는 바이럴 영상, 영화 관람 중 심박수 마케팅 등이 줄곧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의 봄’ 흥행은 여러모로 주목된다. 11월은 수능 특수 외에는 특별한 흥행 호기가 없는 비수기로 꼽히는 시즌이다. ‘인터스텔라’와 ‘겨울왕국2’ 등이 11월에 개봉해 천만영화가 되긴 했지만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통상적으로 11월은 12월 성수기를 피해 장르성 짙은 영화, 멜로 영화, 예술 영화 등이 개봉하는 시기다.
더군다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요금이 3년 연속 오르면서 비수기와 성수기 구분이 딱히 없을 만큼 극장 관객이 줄었던 터. ‘서울의 봄’은 MZ관객들에겐 낯설게 보이는 근현대사 영화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의 봄’은 극장가 비수기와 관객의 극장 외면, 상대적으로 낯선 소재 등 어려운 벽을 모두 뚫고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서울의 봄’은 27일 중 200만명을 돌파하는데다 29일 극장요금이 할인되는 문화가 있는 날이라 더욱 많은 관객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봄’ 흥행 추이는 올 개봉작 중 천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3’보다는 느리지만 711만명을 넘어선 ‘엘리멘탈’보다는 가파르다.
‘서울의 봄’은 위기론에 빠졌던 한국영화 저력을 보여줬다는 점도 주목된다. 결국은 잘 만든 한국영화에 관객이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는 점을 다시 입증한 것.
과연 ‘서울의 봄’이 정우성의 첫 천만영화가 될지, 초겨울 극장가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