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라이프치히의 2023~24시즌 UCL 조별리그 G조 5차전. 오펜다(오른쪽)가 디아스의 견제를 뚫고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사진=게티이미지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의 공격수 로이스 오펜다가 2023 발롱도르 최종 30인 후보에 오른 수비수들을 상대로 이른바 ‘도장깨기’를 하는 모양새다. 지난달엔 리그에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의 경합에서 이긴 뒤 득점하더니, 이번에는 후벵 디아스, 요슈코 그바르디올(이상 맨체스터 시티)을 농락하며 멀티 골을 넣었다. 한편 오펜다의 맹활약을 지켜본 첼시(잉글랜드)의 한 팬은 분개하는 듯한 반응을 보여줬다.
오펜다는 29일 오전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G조 5차전에서 선발 출전, 60분간 소화하며 2골을 기록했다. 그는 전반에만 2골을 몰아쳐 원정팀의 전반 2-0 리드를 홀로 이끌었다. 비록 팀은 후반에만 3골을 내리 내주며 고개를 숙였지만, 오펜다의 활약은 누구보다 빛났다.
오펜다의 2골이 모두 개인 능력으로 만들어 낸 장면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반 13분 골키퍼 야니스 블라스비히가 길게 차준 공을 쫓아가 맨시티의 수비 뒷공간을 허물었다. 그는 마누엘 아칸지를 가볍게 제치고, 디아스의 견제에도 가볍게 왼발 슈팅을 시도해 디펜딩 챔피언의 골망을 갈랐다.
29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라이프치히의 2023~24시즌 UCL 조별리그 G조 5차전. 오펜다(오른쪽)의 멀티 골에 힘입어 라이프치히가 전반을 2-0으로 마쳤다. 사진=라이프치히 SNS 두 번째 득점 장면은 더욱 빛났다. 전반 33분 사비 시몬스가 단숨에 전방으로 연결하자, 오펜다는 디아스와의 경합을 이겨낸 뒤 단독 질주로 맨시티의 박스 안까지 공을 몰고 갔다. 그바르디올이 커버해 그를 견제하려 했지만, 오펜다는 단 한 번의 터치로 그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멀티 골을 완성했다. 그의 올 시즌 UCL 4호 골.
디아스와 그바르디올은 2023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오른 수비수 중 2명. 이들 누구도 오펜다를 제대로 저지하지 못했다. 또 다른 후보 중 한 명인 김민재도 오펜다와의 경합에서 밀린 기억이 있다. 지난달 1일 열린 라이프치히와 뮌헨의 분데스리가 6라운드 전반 20분, 김민재는 오펜다와의 속도 경쟁에서 져 슈팅 기회를 허용했다. 오펜다의 슈팅은 김민재를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오펜다는 카스텔로 루케바의 추가 득점까지 도우며 전반전까지 뮌헨을 압도했다. 전열을 재정비한 뮌헨은 후반전 해리 케인, 르로이 사네의 연속골에 힘입어 간신히 2-2로 비겼다. 당시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첫 번째 실점 장면에 대해 “김민재가 일대일로 나갈 이유가 없었다. 우파메카노도 그를 지키지 않고 뛰어나가 공간을 내줬다. (우리의 지침과) 완전히 반대되는 행동이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31일 공개된 2023 발롱도르 시상 최종 순위. 김민재는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이기도 하다. 그바르디올은 25위, 디아스는 30위였다. 사진=프랑스 풋볼 SNS 오펜다의 맹활약에, 배가 아픈 건 의외로 첼시 팬들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29일 “오펜다가 맨시티를 기절시키자 첼시 팬들은 ‘왜 그를 영입하지 않았는지’라며 분개했다”라고 전했다. 오펜다는 지난여름 첼시의 영입 후보군 중 하나로 평가받았는데, 그를 선택하지 않은 구단의 결정에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매체는 한 첼시 서포터스의 발언을 그대로 전했다. 첼시 팬은 “왜 우리는 오펜다와 계약하지 않았나? 라이프치히가 그를 영입할 때 사용한 이적료는 고작 3800만 유로(약 540억원)였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첼시는 지난여름 공격수를 영입하면서, 2022~23시즌 비야레알에서 38경기 13골을 터뜨린 니콜라 잭슨을 택했다. 잭슨은 첼시 합류 후 7골을 넣었는데, 결과와 별개로 결정적인 찬스를 자주 놓치는 등 아쉽다는 평이 공존한다. 한편 첼시는 잭슨을 영입하기 위해 3700만 유로(약 530억원)를 투자했다.
오펜다는 잭슨보다 한 살 많다. 그는 지난 시즌 42경기 21골을 기록했고. 올 시즌 공식전 20경기서 13골을 터뜨렸다. 득점 과정 중엔 뛰어난 상대 수비수들과의 경합에서 모두 이기며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