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사람들은 가장 먼저 무엇을 떠올릴까. 아마 신곡의 하이라이트 안무를 따라 추는 ‘댄스 챌린지’일 것이다. 많은 아티스트의 홍보 수단으로 자리 잡은 ‘댄스 챌린지’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챌린지’가 가요계를 넘어 영화계까지 접수하고 있다. 물론 춤이 아닌 좀 더 색다른 형태다.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영화 ‘서울의 봄’ 관객이 주도하는 일명 ‘심박수 챌린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의 봄’을 본 후 스마트워치에 기록된 심박수와 스트레스 지수를 찍어 올리며 생겨난 일종의 관람 문화다. ‘서울의 봄’ 시사회가 진행된 지난 14일 한 누리꾼이 “‘서울의 봄’ 후기: 엔딩 직후 심박수 178bpm”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린 것이 시발점이 됐다.
‘심박수 챌린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서울의 봄’을 보다가 화가 났다는 걸 인증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쿠데타를 완성해가는 신군부와 무력하게 무너져가는 계엄사령부 등 결말을 알고 봐도 참을 수 없는 분노가 관객의 스마트워치에 고스란히 담긴 것.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인되는 ‘심박수 챌린지’ 인증 사진들에서는 러닝타임이 흐를수록 점차 상승하는 심박수를 확인할 수 있다. 온통 붉은색인 스트레스 지수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덤이다.
이 같은 관객들의 자발적 챌린지에 힘입어 ‘서울의 봄’은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개봉 첫날 20만 3813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데 이어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올해 개봉한 영화 중 두 번째로 최단 200만 돌파 기록이다. 28일까지 236만 4720명을 동원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일면서 N차 관람붐도 일고 있다. 개봉 일주일도 되지 않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의 봄’을 N차 관람하고 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실제 역사와 캐릭터 등을 공부하고 다시 한번 극장을 찾는 관객도 있다.
‘서울의 봄’ 손익분기점은 450~460만 명이다. 현재 추세라면 이번 주말에 손익분기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박수 챌린지라는 관객의 자발적인 참여까지 이끌고 있는 ‘서울의 봄’이 위기의 한국영화계에 얼마나 활기를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