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일의 휴가’의 배급사 쇼박스는 30일 시나오를 집필한 유영아 작가의 일문일답 인터뷰를 공개했다.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언론과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올겨울 극장가를 사로잡을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형’, ‘82년생 김지영’에 이어 다시 한번 특별한 가족 이야기로 관객을 찾아온 유영아 작가의 일문일답 인터뷰가 공개됐다.
-‘3일의 휴가’를 집필하게 된 계기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3일의 휴가’는 사흘 동안 휴가를 온 엄마가 딸을 만나고 가는 이야기다. 서로 말도 걸지 못하고 만지지도 못하지만, 중요한 마음을 전하고 간다. 개인적으로 엄마를 참 남다르게 생각한다. 문득 ‘엄마한테 말하지 못한 게 있나?’, ‘내가 엄마한테 서운한 게 있나?’ 등의 생각을 하면서 내가 이 마음을 전하지 못했는데 엄마가 돌아가시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았다. 그리고 엄마도 그런 딸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어 쓰기 시작했다. 감정과 정서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인 만큼 엄마와 딸의 감정을 잘 묘사하고 싶었다. 특별한 사건이나 대사보다 소품, 음식, 시선 같은 것들이 가장 큰 정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엄마와 딸의 진심이 관객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인물의 내면으로 들어가려고 애썼다.”
-어떤 모녀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나. “복자는 드세지만, 항상 진주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 애틋함마저도 표현을 잘못하고 진주가 본인이 했던 말 때문에 한이 맺혀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드세진다. 이 ‘드세다’는 표현이 본연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인생과 진주를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그렇게 살갑지는 않지만, 진주를 많이 아낀다. 진주는 나의 반성문 같은 인물이다. ‘그때 엄마한테 그렇게 하지 말걸’, ‘엄마의 마음을 좀 더 들어줄걸’ 등 내 생각이 반영된 인물이다. 진주는 복자를 사랑하는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지만 살가웠던 경험이 없어서 그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러나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복자는 없고 그 후로 아쉬움과 그리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전작인 ‘82년생 김지영’에서도 모녀 관계를 그렸는데 ‘3일의 휴가’에서 차별화를 위해 고민한 부분이 있다면. “기존의 모녀 관계를 다룬 영화들처럼 서로 쉽고 빠르게 부딪히거나 위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진심을 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지금은 같이 소통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음속 깊이 있는 원망, 그리움, 오해 같은 것들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기존의 모녀 이야기와는 차별화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음식을 매개로 진주가 복자의 마음을 깨닫게 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음식으로 소통한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 “노래만큼 기억을 빨리 소환할 수 있는 게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어린 시절 엄마가 해준 음식을 먹으며 자랐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맛은 집마다 다르다. 나 역시 엄마가 만들어줬던 음식을 직접 만들고 엄마의 맛에 다가가려고 계속해서 다시 만들다 보니 결국 엄마의 요리와 비슷한 맛을 내게 됐다. 그리고 그런 음식을 만날 때마다 늘 바빴지만, 외출 전에 음식을 하고 나갔던 엄마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다.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가장 빠르게 접촉될 수 있는 것이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꼭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장면이 있나. “아무래도 극의 클라이맥스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 부분에서 복자와 진주가 어떻게 서로의 가장 중요한 마음을 전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진주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되는지 꼭 봤으면 한다.”
-‘3일의 휴가’를 기다리는 관객에게 한마디 한다면. “‘3일의 휴가’ 속 복자와 진주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분명 우리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느낄 것이다. 가족에 대해서 혹은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이 떠오르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