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전을 마친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토트넘 손흥민의 맨체스터 시티전 자책골 순간. 사진=게티이미지 상대 골망을 가르고 자기 골문에도 골을 넣었다. 거기다 도움까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원맨쇼를 펼친 손흥민(토트넘)이 이색적인 기록을 세웠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앞서 3연패를 기록한 토트넘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손흥민이 경기의 주인공이었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상대 윙어 제레미 도쿠를 스피드 싸움에서 제압한 손흥민은 볼을 빠르게 전방으로 몰고 가 오른발 슈팅으로 맨시티 골문을 열었다. 불과 3분 뒤에는 맨시티의 프리킥을 막다가 자책골을 기록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손흥민은 팀이 1-2로 뒤진 후반 24분, 역습 상황에서 빠른 타이밍의 패스로 지오바니 로 셀소의 득점을 도우며 리그 2호 어시스트를 적립했다. 양 팀이 3골씩 주고받는 난타전을 펼친 와중, 기록상 손흥민이 가장 빛났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는 “손흥민은 EPL에서 골, 도움, 자책골을 모두 기록한 5번째 선수가 됐다”고 조명했다.
손흥민이 맨시티 골문으로 슈팅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맨시티 골망을 가른 후 세리머니 하는 손흥민.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한 경기에서 골과 도움, 자책골까지 기록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EPL에서는 2008년 12월 볼턴 원더러스에서 활약한 케빈 데이브스가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이 기록을 처음 세웠다. 이후에도 웨인 루니(vs 스토크 시티·2012년 10월) 가레스 베일(vs 리버풀·2012년 11월) 제이콥 램지(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22년 11월)만이 이 기록을 보유할 만치 희귀하다.
현지에서는 득점과 자책골이 터진 ‘시간’에 주목했다. EPL 사무국은 리그 역사에서 킥오프 휘슬이 울린 지 10분 이내에 득점과 자책골을 모두 기록한 선수가 1999년 애스턴 빌라 소속이던 가레스 배리와 손흥민뿐이라고 조명했다. 당시 배리는 찰턴을 상대로 전반 3분 자책골을 넣은 후 4분 뒤 동점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골과 자책골 사이 최단 기록’을 갖게 됐다. 손흥민이 맨시티 골문을 연 후 자기 골대에 골을 넣기까지 걸린 시간은 ‘137초’.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2012년 12월 맨유의 조니 에반스가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기록한 167초보다 짧은 기록이라고 보도했다.
자책골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손흥민은 최고의 활약을 인정받았다. 손흥민은 팬 40.8%의 지지를 받아 엘링 홀란(33%)을 제치고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