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상’을 거머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힘들었던 2023시즌을 돌아보며 “앞으로 큰 경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4일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K리그 2023 대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 당당히 K리그1 최고 사령탑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수상이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의 울산은 올 시즌 조기 우승을 확정, 구단 역사상 첫 K리그1 2연패에 성공하기도 했다. 동료들의 압도적인 지지도 이어졌다. 홍 감독은 감독 9표·주장 4표·미디어 36표 등 고르게 득표했다.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명보 감독은 “보너스 같은 상”이라며 가벼운 농담을 전했다. 그는 이번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후보에 오른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 이정효 광주FC 감독,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모두 각자 색깔이 있는 좋은 감독이다. 그 안에서 타도 이상할 게 없을 것”이라고 덕담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시즌 중 힘들었던 시기를 다시 짚었다. 당시 압도적인 1위를 달린 울산은 일부 선수의 소셜미디어(SNS)상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인해 논란이 됐다. 팀은 한동안 승리가 없고 부진의 터널을 지났다. 홍 감독은 “SNS 논란부터, 박용우의 이적 등이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그 전환점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축구 외적인 것에서, 팀의 방향성을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라고 평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서 얻어내고 축적된 시간들이 팀뿐만 아니라 저를 포함한 코치진, 모두에게 큰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울산은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베스트11을 5명이나 배출했고, 선수들은 빠짐없이 홍명보 감독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내가 시킨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기분이 좋으니 립서비스를 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농담하며 “선수들과의 관계를 항상 중요하게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얘기해 줄 수 있는 건, 무엇보다 예절이다. 앞서 선수들이 숙소 생활하며 식당 어머니, 아버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매우 중요하고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감독상 수상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는 발언도 남겼다. 취재진이 해당 발언에 대해 되묻자, 홍 감독은 “감독이라는 자리는 외로운 직업이다. 부담도 많고, 압박도 많다”면서 “미래 지도자를 꿈꾸는 지도자들을 위해 이 상을 나누고 싶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