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진. 사진=KOVO 한국전력 임성진(24)이 '라이징 스타'를 넘어 개인 첫 라운드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 코트 안에서 한층 달라진 모습이다.
임성진은 한국배구연맹(KOVO)이 지난 2일 발표한 2라운드 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총 31표 중 11표를 얻어 득점 1위 요스바니 에르난데스(6표·삼성화재)를 제치고 개인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임성진. 사진=KOVO 임성진은 합숙 훈련과 더불어 한국전력이 초반 침체한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국전력은 1라운드 1승 5패 부진에 빠졌으나, 최근 6연승을 달리며 5위(승점 22)까지 치고 올라왔다. 선두 우리카드(승점 27)와 차이가 크지 않다.
임성진은 1라운드 52점에 그쳤던 득점이 2라운드 88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공격 성공률은 37.40%에서 61.60%로 껑충 올랐다.
한국전력 동료 신영석은 "임성진이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며 체력·정신력으로 모두 흔들린 탓에 1라운드에선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2라운드부터 그가 살아나면서 우리 팀도 나아질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임성진. 사진=KOVO 임성진은 고교 시절부터 주목받은 유망주다. 최근에는 김지한(우리카드) 임동혁(대한항공) 등 1999년생 또래 선수들과 함께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99즈'라고 불리는 이들은 한국 배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 손꼽힌다.
지난해 봄 배구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최근 임성진은 팀 성적을 좌우하는 간판 선수로 한 단계 도약했다. 이제는 쟁쟁한 선배와 외국인 선수를 제치고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라운드 MVP까지 차지했다. 비시즌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포함해 각종 대표팀에 소집되며 경험을 쌓고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포지션 특성상 임성진에게 상대 서브가 많이 향한다. 그의 리시브 성공률은 1라운드 37.36%에서 2라운드 41.95%로 좋아졌다. 가장 많은 리시브를 담당하는 동시에, 공격에선 타이스에 이은 2옵션 역할까지 맡고 있다. 2020년 입단 후 최근 3시즌 67득점-168득점-306득점을 올린 그는 2023~24시즌 3분의 1을 소화한 현재 154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 전체 9위, 국내 선수 가운데 3위에 해당한다. 이런 페이스면 개인 최고 득점 경신이 무난해 보인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임성진은 항상 기대하게 하는 선수다. 앞으로 더 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진. 사진=KOVO 내성적인 성격의 임성진은 코트에선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득점 후 세리머니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를 맞고 아웃돼 넘어오는 공을 때리려는 시늉도 했다. 임성진은 "지난 시즌에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이제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무의식중에 한 퍼포먼스였는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미들블로커(센터) 출신의 신영석은 "임성진 평소에는 조용한 편이지만, 코트 위에선 달라진다. 진짜 남자다. 얼마나 더 성장할지 모르겠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