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더 표현하고 싶은 게 많다는 걸 느꼈어요.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안 해봤던 또 다른 인물을 연기하고 싶은 갈증도 있고요.”
배우 신민아는 데뷔 26년 차로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소화했음에도 여전한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6일 개봉한 영화 ‘3일의 휴가’ 속 진주가 누군가의 딸이고 아들인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건 신민아의 변하지 않은 열정이 캐릭터에 투영된 덕도 있을 것이다. ‘3일의 휴가’ 개봉에 맞춰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신민아와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전작인 tvN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우울증을 앓는 인물을 연기한 신민아. 이번 ‘3일의 휴가’에서는 명문대 교수였으나 복자가 있던 시골집에서 백반 장사를 시작한 진주 역을 맡아 K자녀라면 누구나 공감할 친근함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신민아는 “역할이 주어지는 시기와 표현할 수 있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세월이 흘렀고 많은 작품을 하다 보니 지금은 엄마를 보낸 딸을 연기하고 있다”며 “지금이 또 나에게 있어 연기하기에 좋은 시기, 시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3일의 휴가’는 엄마와 딸의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그러나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해 풀어낸다. 신민아는 ‘3일의 휴가’가 그려내는 보편적인 감정에서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신민아는 “단순하지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미묘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좋았다. 센 영화들 속에서 따뜻함이 느껴질 수 있는 영화라고도 생각했다”며 “또 딸과 엄마의 감정을 고스란히 따라갈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해 선택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3일의 휴가’의 기대 포인트 중 하나는 김해숙과 신민아의 첫 모녀 호흡이다. 신민아는 “처음에는 어렵지 않을까 싶어 긴장했다. 그러나 김해숙 선배님이 더 따뜻하고 가깝게 대해줬다”며 “‘신민아는 이런 사람이구나’를 오해하지 않고 바라봐줬다. 온전히 나로 바라봐줘서 반가운 게 있었다. 정말 너무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이와 함께 신민아는 “음식 취향과 감정 표현법도 비슷한 것 같다. 어떤 상황이 주어졌을 때 느끼는 감정이 비슷했다”며 “김해숙 선배님이 인터뷰한 걸 봤는데 마음가짐, 작품을 대하는 태도 등도 비슷했다. 그래서 더 끌리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극 중 진주는 복자에게 쌀쌀맞은 딸이다. 그러나 신민아는 이와 정반대라고 했다. 신민아는 “실제로는 엄마와 친구 같다”며 “무서웠던 엄마가 어느 순간 한 여성으로 보이더라. 그걸 좀 빨리 느꼈다. 그때부터 친구 같았다”고 설명했다.
‘3일의 휴가’ 속 진주는 복자의 레시피로 식당을 운영한다. 엄마와 추억이 담긴 음식이 있냐고 묻자 신민아는 “어릴 때 밥을 안 먹었는데 토란국은 좋아했다. 내 국에 토란이 유독 많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토란국에 토란이 많다”며 웃었다.
늘 스타로 빛났던 신민아에게도 힘든 시기는 존재했다. 신민아는 “늘 좋은 순간과 힘든 순간이 동시에 있었다. 내가 더 욕심을 내는 부분도 있었고 잘 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순간은 힘들었던 것 같다”며 “그러나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마음은 편하게, 하지만 에너지는 식지 않게 가져가는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