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21·NC 다이노스)이 눈을 반짝였다. 데뷔 뒤 가장 의미 있는 행보를 보여준 올 시즌을 발판 삼아 더 좋은 선수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주원은 지난 1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주최 '리얼 글러브 어워드'에서 유격수상을 받았다. 지난달 KBO 수비상에서 유격수 부문 공동 수상자였던 오지환(LG 트윈스)과 박찬호(KIA 타이거즈)를 제쳤다.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는 야구 선수들이 직접 뽑은 상이었다. 김주원은 "기록만 보면 내가 받으면 안 된다. 어떤 공이든 잡기 위해 뛰어 다니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라며 웃었다.
올 시즌 김주원은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전체 6순위) 김주원은 데뷔 시즌(2021)부터 탄탄한 수비력과 기대 이상의 장타력을 증명하며 주목 받았다. 2023시즌은 유격수로 1030이닝을 소화하며 확실한 주전으로 올라섰다. 데뷔 처음으로 규정타석도 채웠다. 1000이닝 이상 소화한 유격수 중 두 번째로 많은 홈런(10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제무대에선 더 돋보였다. 지난 10월 8일 막을 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출전, 주전 유격수를 맡아 한국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홈런 2개를 치며 타석에서도 활약했다. 지난달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타율 0.429(14타수 6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대회 베스트9(유격수 부문)에 포함됐다.
데뷔 첫 가을 무대도 잘 치러냈다. 소속팀 NC가 정규시즌 4위에 올랐고, 김주원도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포스트시즌(PS) 9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10월 31일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 9회 말 2사 만루 위기에서 오윤석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올 시즌은 돌아본 김주원은 "항저우 AG를 통해 정말 값진 경험을 쌓았다. APBC에선 일본 젊은 선수들의 수비 기본기에 놀라기도 했다. 배운 게 많은 만큼 내게 올해는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가장 기억이 남는 순간은 위기에서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내며 소속팀 승리를 지켜낸 PO 2차전을 꼽았다. 김주원은 "아무래도 짧은 내 야구 인생에선 최고의 순간이었던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김주원은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또 다른, 새로운 최고의 순간을 만들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주원은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로 인정 받고 있다. 내·외부 평가에 자부심도 갖고 있다. 하지만 2024시즌 보완점으로 삼은 건 타격이 아닌 수비력 보강이었다.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삼은 목표이기도 하다.
김주원은 "올 시즌 실책(30개)이 너무 많았다. 우리 팀(NC)에 타격 능력이 좋은 선배님들이 많기 때문에 내 역할은 더 안정감 있게 수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NC가 더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 내가 실책을 줄이겠다"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