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원정 22연패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에 마침표를 찍었다. 원주 DB는 4연승, 부산 KCC도 2차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챙겼다.
삼성은 12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99-94로 이겼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4승(16패)째를 기록했다. 이날 승리가 뜻깊은 건 최근 6연패 탈출은 물론, 원정 22연패라는 KBL 역사상 최악의 기록에 마침표를 찍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고양 캐롯(현 소노) 원정에서 패배한 이래 이날 전까지 22연패를 기록하며 KBL 역대 원정 최다 연패를 달리고 있었다. 종전 기록이 1998~99년 대구 동양, 2003년 SK, 2021~22 삼성의 18연패였는데, 4번을 더 지는 굴욕을 맛본 셈이다. 하지만 이날 ‘우승 후보’ KT를 상대로 승전고를 울리며 삼성 선수단, 은희석 삼성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오를 수 있었다.
승리의 주역은 ‘1옵션’ 코피 코번이다. 코번은 36분 동안 36득점 20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2블록으로 기록지를 꽉 채우며 코트를 지배했다. 최근 트레이드로 합류한 홍경기는 3점슛 3개 포함 13득점, 이원석도 12득점 4리바운드를 보탰다.
KT는 패리스 배스가 31득점 7리바운드, 한희원이 20득점 6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3쿼터 중 코뼈 부상으로 빠진 허훈의 공백이 뼈아팠다. 허훈은 수비 도중 이원석의 팔꿈치에 맞아 코트를 떠났고, 다시 복귀하지 못했다. KT는 7패(12승)째를 기록, 3위에 위치했다.
같은 날 KCC는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만나 2차 연장 접전 끝에 93-88로 이겼다. 한국가스공사는 KCC를 상대로 최근 4연승을 달리는 등 ‘천적’ 중 하나였다.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김낙현과, 샘조세프 벨란겔이 보여주는 백코트진은 위험 대상 1호였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는 4쿼터 1분 48초를 남겨두고 김낙현이 3점슛을 터뜨려 균형을 깨고, 김동량의 자유투 득점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라건아가 자유튜 득점에 성공하더니, 27초를 남겨두고 동점 레이업에 성공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승부는 2차 연장에서 가려졌다. 앤드류 니콜슨이 3점슛으로 포문을 열었으나, KCC는 허웅의 3점슛·최준용의 자유투 득점으로 격차를 벌렸다. 이어 1분 3초를 남겨두고 김동량이 골밑슛에 실패하며 공격권이 넘어갔고, 라건아의 쐐기 덩크슛이 터지며 사실상 승부가 넘어갔다. 김낙현의 3점슛은 림을 외면했고, 라건아가 재차 쐐기를 박으며 승부를 매조졌다.
라건아는 30분 동안 21득점 21리바운드 5어시스트 4블록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허웅(16득점) 최준용(15득점) 송교창(10득점) 등도 제 몫을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니콜슨(20득점 13리바운드) 듀반 맥스웰(15득점) 벨란겔(14득점) 김낙현(19득점) 등이 분전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2연승에서 제동이 걸렸다.
KCC는 이날 승리로 7승(9패)째를 기록, 7위에 위치했다. 한국가스공사는 15패(4승)째를 기록했으나 9위를 유지했다.
끝으로 DB는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서울 SK와 만나 91-82로 이겼다. 최근 4연승을 질주하며 18승(3패)째를 기록, 2위 창원 LG와 격차를 2.5경기로 다시 벌렸다. SK는 8패(10승)째를 기록하며 4위에 머물렀다.
DB는 디드릭 로슨(28득점)와 이선 알바노(19득점)가 47득점을 합작하며 코트 위에서 가장 빛났다. 부상에서 돌아온 두경민은 3점슛 2개 포함 8득점을 올렸고, 강상재(13득점) 박인웅(10득점)도 힘을 보탰다.
SK는 자밀 워니가 19득점 10리바운드, 오재현(12득점) 김선형(11득점) 안영준(8득점 6리바운드) 등이 분전했으나, 3쿼터에 내준 흐름을 되찾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