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현장 복귀를 하지 못한 그레이엄 포터 전 첼시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까. 최근 현지 매체에선 포터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부임설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4일(한국시간) “포터 감독이 텐 하흐 감독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면서 “맨유의 새로운 투자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짐 랫클리프 경은 포터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호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매체가 텐 하흐 감독의 교체설을 주장하는 이유는, 결국 맨유의 올 시즌 성적 탓이다. 특히 유럽대항전에서의 부진이 결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맨유는 지난 13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6차전에서 0-1로 졌다. 맨유가 UCL 16강 진출을 위해선 뮌헨을 이기고, 다른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첫 조건에서 이미 무너지며 조 4위(1승1무4패·승점 4)로 허무하게 여정을 마쳤다. 맨유가 UCL 조별리그 4위로 탈락한 건 지난 2005~06시즌 이후 처음. 맨유는 3위까지 주어지는 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도 무산됐다. 홈에서 겪은 굴욕인 셈이다.
매체는 이어 “맨유는 지난 10일 본머스전(0-3 패)에서도 거센 야유를 받았다. 다음 경기인 라이벌 리버풀과의 대결이 텐 하흐 감독의 마지막 지푸라기가 될 수 있다”라고 짚었다. 맨유는 오는 18일 리버풀 원정을 떠나는데, 이 경기가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좌우할 경기라 내다본 셈이다. 마침 텐 하흐 감독은 9개월 전인 2022~23시즌 중 같은 장소에서 열린 리그 경기에서 0-7이라는 굴욕적인 대패를 겪은 바 있다.
한편 후임으로 떠오른 포터 감독이 언급된 것 역시 다소 의외다. 하지만 매체는 “포터 감독은 지난 4월 첼시에서 경질된 후 감독직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랫클리프 경은 여전히 그(포터 감독)를 원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포터의 경질 시점 기록과, 텐 하흐의 올 시즌 기록을 비교해 보면 크게 차이가 없다. 먼저 텐 하흐 감독은 올 시즌 24경기 11승 1무 12패, 경기당 승점은 1.42에 불과하다. 반면 포터 감독은 경질 시즌인 2022~23시즌에서 31경기 12승 8무 11패를 기록한 바 있다. 경기당 승점은 텐 하흐 감독과 같다. 현실적으로 기록에서 큰 차이가 없는 상황, 매체의 주장에 다소 의아함이 잇따르는 배경이다. 과연 맨유가 새로운 수장을 데려올지 시선이 모인다.
한편 랫클리프 경은 영국의 억만장자로, 다국적 화학 회사인 이네오스의 회장이다. 지난여름부터 맨유의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꼽힌 유력 후보 중 하나다. 인수 과정이 크게 더뎌졌지만, 최근에는 25%를 인수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는 등 진전이 보이는 모양새다. 현지 언론은 맨유의 인수와 함께 대대적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