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WK리그를 향한 지소연(수원FC 위민)의 ‘쓴소리’다.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선 결국 WK리그 발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제도적으로 많은 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만 뛰다 국내 무대의 현실과 마주한 지 2년째. 지소연은 “현실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고 했다.
대표적인 게 10년 넘게 오르지 않는 연봉 상한제도다. 현재 WK리그 선수들은 최대 5000만원까지만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의 연봉을 리그 자체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지소연은 지난 14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WK리그 시상식 이후 취재진과 만나 “물가는 오르는데 WK리그만 10년 넘게 연봉 상한이 똑같다”고 비판했다.
최고 연봉만이 아니다. 드래프트에 참가한 신인 선수들은 1차에서 지명을 받으면 연봉 3000만원을 받는다. 2차 지명과 3차 지명은 각각 연봉 2700만원과 2400만원, 4차 지명 이후부터는 연봉 2000만원만 받는다. 내년 드래프트에선 7개 구단이 1~3차 지명에서 1~2명씩만 지명했다. 대신 연봉 부담이 적은 4차 지명 이후에 몰아서 선수들을 뽑았다. 지명받은 2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명은 2000만원의 연봉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지소연은 이같은 구조가 당장 WK리그와 여자축구 발전에 영향을 끼치는 건 물론, 어린 선수들의 유입 축소로도 이어진다고 했다. 그는 “자녀에게 어떤 스포츠를 시킬 것인지 학부모님들과 대화를 해보면 (축구보다) 골프나 배구에 더 매력을 느낀다. 거기서부터 여자축구는 다른 종목에 뒤처지게 되는 것”이라며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택할 만한 매력을 시스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연봉만이 아니라 프로화 등 WK리그 규모 자체를 키워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지소연은 “여자축구와 대표팀이 강해지려면 정말 리그 자체가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 개개인이 노력해야 하고, 개개인의 기량도 높아져야 한다”며 “경쟁을 위해 팀 수도 늘리고, 리그도 프로화를 시켜야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직접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와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등 세계적인 무대들을 직접 경험했기에 현재 WK리그 현주소는 더욱 씁쓸하다. 지소연은 “사실 한국에 올 때부터 많은 걸 내려놓고 왔는데, 한국에 들어오니 현실이 너무 마음이 아팠고 안타깝다. 밖에 있다가 왔으니 다 보인다. 그런데도 변한 게 없어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