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투타겸업을 오래 해온 이가 없어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10년 계약 동안 이어가는 게 목표다."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역사상 가장 비싼 선수가 되고도 지난 3년 간 보여준 성적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일본 NHK 방송은 지난 24일(한국시간) '오타니 쇼헤이, 2023 전설과 대가, 그리고 새로운 장으로'를 방영했다. 다저스 이적 후 오타니가 처음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였다.
지난 2018년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던 오타니는 올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 2021년 만장일치 AL 최우수선수(MVP), 2022년 AL MVP 투표 2위를 기록한 그는 올해도 다시 만장일치로 AL MVP가 됐다. 역대 최초로 만장일치 MVP 2회 수상하며 MLB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가치의 정점을 찍고 시장에 나온 만큼 역대 최고 대우를 받고 이적했다. 다저스는 지난 10일 오타니와 10년 7억 달러(9240억원) 계약을 발표했다. 이어 계약 액수의 약 97%를 계약 종류 후로 유예해 받기로 약속, 팀의 전력 보강과 우승을 향한 열망까지 드러냈다. 오타니의 지원을 받은 다저스는 원투 펀치가 될 수 있는 타일러 글래스나우(5년 1억 3500만 달러)와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 2500만 달러)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야구선수로서 우승을 제외하면 모든 걸 맛본 오타니다. 초대형 계약을 맺었으니 편하게 야구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법도 하다. 더군다나 부상 우려가 큰 이도류인 만큼 나이가 들고 몸값이 오르면 몸을 사리고, 타격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도 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고액 계약의 값어치를 하겠다는 마음을 분명히 전했다. 특히 부상에 대해 '절대 경계'했다. NHK에 출연한 오타니는 "내 쵀대 퍼포먼스를 (계약 기간인) 10년 동안 반드시 이어가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최근 3년 동안 보여준 성적을 다저스에서도 잇겠다는 거다.
오타니는 "다만 지금까진 아무도 투타겸업을 오래 해본 적이 없다. 어떻게 될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전력을 다하겠다는 건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초고액 선수인 만큼 팀과 함께 건강 관리에서도 협조를 약속했다. 오타니는 "타자로서 팔꿈치라면 별 상관이 없겠지만, 무릎이나 허리 등은 조심해야 한다. 그 부분을 케어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뛸 수 있는지 봐야 한다. 계획을 팀과 함께, 주치의와 함께 생각하면서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LA 에인절스 시절 몸값을 못한 선배들과 함께 했던 그였기에 넘겨들을 수 없는 각오다. 2018년 데뷔 후 2020년 단축 시즌을 빼고 쭉 활약했던 오타니지만, 아직 포스트시즌은 단 한 번도 올라보지 못했다. 같은 팀에서 고액 연봉을 받았던 알버트 푸홀스, 앤서니 렌던 등이 모두 건강 문제로 심각한 부진에 시달렸던 탓이다. 그와 함께 팀을 이끌던 리더 마이크 트라웃 역시 올 시즌엔 부상으로 82경기 타율 0.263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