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오는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의 FIFA 클럽 월드컵 일정에 대해 ‘가혹한 선수 혹사’라고 일침을 가했다.
27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에 따르면 FIFPRO는 공식 논평을 통해 “32개 팀 체제로 진행되는 2025년 첫 FIFA 클럽 월드컵 경기 일정을 선수들의 업무량 보호 조치 없이 2025년 6월 15일부터 7월 13일까지 개최하기로 한 FIFA 평의회의 결정은 선수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대한 고려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개인과 가족의 삶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이어 FIFPRO는 “대회가 확대되면 2024~25시즌이 끝날 때 선수들의 휴식과 회복 시간이 줄어들고, 국내 대회와 국제 대회 사이의 균형이 깨져 국가 고용 시장이 더욱 혼란에 빠질 것이다. 이에 따라 선수들은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11개월 동안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경기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IFPRO는 “극도의 정신적, 육체적 압박을 받는 선수들은 여러 클럽과 국가 대표팀 대회에 참가하면서 피로, 신체적 부상, 정신 건강 문제, 경기력 저하, 선수 생활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우려 사항”이라며 “선수들은 국가대표 선수 노조에 업무량 증가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명했다. 그런데도 적절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채, 그리고 실력과 노력으로 축구의 인기와 수익 창출을 주도하는 선수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대회 규모를 확대하는 결정이 내려졌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2023년 3월 선수 복지 원칙에 관한 실무 그룹을 구성하겠다는 FIFA의 발표 이후 후속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행동을 시작하라는 FIFPRO의 요청에 대한 답변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경기 일정이라는 국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FIFA의 현재 업무 처리 방식에는 미래의 대회 형식에 대한 논의에 있어 선수 노조를 배제했을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건강, 복지, 경기력에 관한 선수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다. 시급한 사안인 만큼, FIFPRO는 FIFA가 프로 축구 선수들의 복지를 지원하기 위한 기본적인 선수 건강 및 안전 규정의 도입에 대해 모든 축구 이해관계자와 논의를 촉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김훈기 사무총장은 “우리 선수협은 선수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의 휴식일 보장이 전혀 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질적으로 내년에 열릴 회의에 참석해 국제축구선수협과 긴밀한 논의를 통해 한국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수협은 선수들을 위해 FIFPRO와 FIFPRO에 가입된 회원국과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한편 앞서 FIFA는 2025년부터 열리는 FIFA 클럽 월드컵을 4년마다 32개 팀 체제로 치른다고 발표했다. 2025년 대회는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는 2021년과 2022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4년 간 AFC 랭킹이 가장 높은 팀이 출전한다. 유럽축구연맹(UEFA)에서는 12개 팀, 남미에선 6개팀, 북중미와 아프리카에서도 4개 팀씩 참가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