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신제품이 출시 3개월여 만에 본토인 미국에서 판매 중지 처분을 받으면서 애플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 일부 변화가 예상되지만, 삼성전자가 단기간 내 선두에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 정부는 특허권 침해 분쟁을 겪고 있는 애플워치 일부 모델의 수입을 금지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애플은 중국 등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이번 수입 금지 결정은 미국 내 판매를 불허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오랜 시간에 걸쳐 혈액 산소 측정기를 만드는 마시모의 기술을 탈취했다고 전했다.
애플이 2013년 파트너십을 시사하며 접근한 마시모의 CMO(최고의료책임자) 등 직원 다수를 영입했고, 2019년에는 마시모가 보유한 것과 유사한 기술의 특허를 출원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2020년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을 처음 적용한 '애플워치 시리즈6'의 출시로 이어졌다는 주장을 펼쳤다.
ITC의 특허 침해 판단에 지난 9월 공개된 '애플워치 시리즈9'과 '애플워치 울트라2'는 온·오프라인 판매가 이미 중단된 상황이다.
애플은 곧바로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했다. 애플은 성명에서 "애플워치를 소비자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모든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애플의 시련이 경쟁 관계인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지만 당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다른 나라에서는 판매가 계속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 갤럭시 워치가 아이폰과 호환되는 것도 아니라서 애플 마니아들이 대거 이동하는 모습을 보기는 힘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내놓은 '갤럭시워치4' 시리즈부터 구글과 협업한 웨어러블 통합 플랫폼인 '웨어 OS'를 채택했다.
이전 모델들은 비교적 개방적인 삼성의 자체 OS(운영체제)인 '타이젠'으로 구동해 아이폰에서도 전용 앱을 다운로드하면 건강관리를 제외한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애플에 대항할 목적으로 웨어 OS를 택한 뒤부터는 블루투스로 연결해 전화나 문자 등 알림을 받는 것 외에는 갤럭시 워치의 최신 기술을 활용할 수 없다.
갤럭시 워치는 애플워치가 아닌 신흥 강자들의 선전이 더 무섭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전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 순위를 보면 올해 1분기 점유율 9%로 애플(26%)에 이어 2위였던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3위 밖으로 밀려났다.
3분기에는 인도의 보급형 스마트워치 제조사 파이어볼트(10%)가 단숨에 2위에 올랐다. 애국 소비를 등에 업은 화웨이(9%)가 3위에 안착했다. 애플은 22%로 선두를 유지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손목 위 주치의'라는 콘셉트에 힘을 싣고 있다. 광학심박센서(PPG)·전기심박센서(ECG)·생체전기임피던스분석센서(BIA)를 통합한 '삼성 바이오 액티브 센서'를 비롯해 건강 전반과 연결된 수면 질 향상 기능으로 어필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면을 포함해 고객들이 종합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 혁신 기술 개발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