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가수로만 활동해온 실력파 록 가수가 트롯 가수로 변신해 관심을 끌고 있다. 감상하기 좋은 트롯 발라드 ‘조금만 더’(정찬우 작사·조성준 작곡)를 부르며 성인가요계에 출사표를 냈다. 임우재가 그 주인공이다.
‘조금만 더’는 붉은 빛 노을 따라 길 떠난다면서 우리의 사랑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하는 노랫말이 구슬픈 노래다. 임우재는 미성에 애절하면서도 절제된 창법을 구사했다.
간주에 나오는 블루스풍의 색소폰 연주도 인상적이다. 황혼에 이별을 고하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쓸쓸하고 처연한 남자의 모습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조금만 더’는 기자 출신 작사가 겸 가수 정찬우가 지난 2017년 발표했던 곡이다. 전철의 ‘해운대 연가’ 가사를 써 유명해진 정찬우는 사업을 하느라 가수활동을 중단했고 임우재가 이 노래를 다시 부르겠다고 요청해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제이림컴퍼니라는 건강식품 유통회사를 운영하면서 무대 가수로 활동을 펼치던 임우재는 2년 전부터 일산 덕이동 드럼통(드럼 학원 겸 합주실)에서 부활 2기 베이시스트 정준교, 이승환 밴드 출신 기타리스트 정우찬, 키보디스트 강호용, 싱어 겸 드러머 김능수로 구성된 밴드 동네사람들의 공연 무대에 올라 객원가수로 노래하곤 했다.
드럼통에 자주 놀러오던 정찬우의 노래들을 접한 임우재는 정찬우가 작사, 작곡하고 노래한 ‘사랑이 가기 전에’와 가사를 쓴 댄스 리듬의 세미트롯 ‘흰 도화지’(송군 작곡)도 다시 불러 자신의 데뷔 싱글에 수록했다.
임우재는 “원곡자인 정찬우 선배님이 부른 곡들이 너무 좋은데 활동하지 않으니 제가 용기를 내 다시 부르겠다고 제안해 허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업가 집안의 3형제 중 장남으로 서울에서 태어난 임우재는 경북 울진군 죽변면에서 성장하며 죽변초등학교를 거쳐 죽변중학교와 죽변고교를 나왔다. 어려서부터 노래를 좋아해 죽변중 2학년 때 친구들과 함께 스쿨밴드를 조직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죽변고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만든 그룹 ‘까치와 청춘데이트’를 이끌며 학교행사와 1일 찻집을 열어 송골매 들국화 등의 히트곡들을 노래하곤 했다. 유럽과 본조비 등 록밴드들의 곡들을 부르기도 했다.
까치는 임우재의 학창 시절 울진 출신 만화가 이현세의 만화 주인공 까치를 닮았다고 친구들이 놀리면서 얻은 별명이다. 학창시절엔 공부는 뒷전이고 예체능만 잘해 축구와 테니스를 좋아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골프에 매료돼 싱글 디짓 핸디캐퍼(한자릿수 핸디캡 골퍼)가 됐다. 또 네이버밴드에 골프모임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한 때는 회원이 800명을 넘기기도 했다.
고교 졸업 후 전투경찰로 입대해 대구에서 근무했다. 제대 직후 의류회사에 취직해 의상 디자인을 배웠다. 2년 후 건강식품 유통회사로 이직해 10년 간 근무하며 유통업을 배워 20년 전 독립하면서 제이림 컴퍼니를 설립해 운영해왔다.
생활전선에 뛰어든 이후에도 틈틈이 신인가요제 등 각종 경연대회에 참가하며 음악에 대한 갈증을 풀곤 했다. 독립해 회사를 경영하면서 제이림밴드라는 직장인밴드를 조직했다.
직장인밴드 보컬리스트로 그룹을 이끌면서 파주장단 콩 축제 등에 참여하다가 10년 전에는 고양 꽃박람회 밴드페스티벌에 출전해 강산에의 ‘문제’(부제 ‘돈’)를 새 편곡으로 노래해 대상을 받았다. 또 속초 대한민국 음악대향연 속초페스티벌에 참여해 입상하기도 했다.
이후 울진군민회 사무국 요원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매년 열리는 울진 군민행사, 경북 도민행사, 울진 금강송 엑스포 축제, 죽변항 수산물축제, 은어축제 등에 솔로가수로 참여해 노래를 불렀다. 국회의사당 운동장에서 매년 열리는 경북 도민회 울진군민회 죽변면민회 등의 축제 무대에도 오르곤 했다.
2023년 말 ‘조금만 더’를 발표하고 트롯가수로 변신하면서 유튜브에 ‘임우재 스며들다TV’를 개설하고 자신의 노래들을 담은 동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