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신인상 주인공이 나올 거라고 내다봤다. 이정후의 이름을 가장 먼저 거론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3년 동안 신인상을 배출하지 못했다. 마지막 신인상 주인공은 2008년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로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포수 버스터 포지. 그는 2010년 108경기 타율 0.305 18홈런 67타점으로 신인상을 받았다. 이후 2012년 NL 최우수선수(MVP)로 성장한 포지는 그해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WS) 우승과 2014년 팀의 마지막 WS 우승을 이끌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계약 규모가 이를 증명한다. 구단은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 달러(1468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계약 전부터 이정후를 잡기 위해 피트 푸틸라 단장을 한국에 파견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MLB도 이정후가 KBO리그 신인상(2017년)과 MVP(2022년)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CBS스포츠도 지난해 11월 이정후의 포스팅이 시작도 되기 전에 “MLB에 연착륙할 경우 신인상 도전도 가능하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신인상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이정후는 같은 지구(NL 서부)에서 뛰는 야마모토 요시노부(25·LA 다저스)와 경쟁해야 한다. 야마모토는 지난달 다저스와 12년 연봉 총액 3억2500만 달러(4227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야마모토는 최고 160㎞/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일본 프로야구(NPB) 최초로 퍼시픽리그 3년 연속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등 투수 4관왕을 차지한 선수다.
광속구 투수 폴 스킨스(21·피츠버그 파이리츠)도 이정후가 넘어야 할 산이다. 피츠버그가 2023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스킨스는 최고 시속 102마일(164㎞)의 강속구를 던진다.
스킨스는 빅리그 경험이 아직 없지만 지난해 루키 리그에서 더블A까지 마이너리그 세 단계를 모두 거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인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과거 MLB닷컴도 “해외 프로리그에서 건너온 기존 스타들을 신인상 후보로 분류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라면서 ‘순수 신인’ 스킨스의 신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정후가 이들을 넘는다면, 한국인 최초의 MLB 신인상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정후가 ‘제2의 버스터 포지’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