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떠난 뒤 확실한 센터백 보강을 이루지 못한 나폴리(이탈리아)가 라두 드라구신(제노아)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드라구신은 토트넘이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수비수로, 나폴리는 백업 센터백을 더한 제안으로 제노아와 협상에 나서고 있다.
이탈리아 스카이스포츠는 3일(한국시간) “토트넘이 드라구신 영입을 위해 제시한 첫 이적료는 약 2300만 유로(약 330억원)로, 제노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신 나폴리가 최근 드라구신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적료만 2000만 유로(약 287억원)에 수비수 레오 외스티고르를 더한 방식”이라고 전했다.
만약 드라구신이 떠나면 제노아 입장에선 새로운 센터백 영입에 나서야 하는 상황. 이에 나폴리는 현금이 오가는 이적료를 조금 줄이는 대신 센터백 자원을 더하는 방식으로 제노아의 고민을 덜어주겠다는 계획이다. 노르웨이 국가대표 출신의 외스티고르는 최근 두 시즌 연속 나폴리의 선발과 백업을 오가고 있다. 올 시즌엔 세리에A 12경기(선발 8경기)에 출전했다.
마침 외스티고르는 지난 2021~22시즌 제노아에 임대로 반 시즌 뛴 바 있다. 당시 15경기에 출전하면서 주축으로 활약했다. 이후 지난 시즌 나폴리에 입성했다. 제노아는 물론 세리에A 무대에서도 세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제노아 구단 입장에서도 적절한 이적료 수익에 대체 센터백 영입도 한 번에 이뤄낼 수 있다. 외스티고르 역시 나폴리보다 더 꾸준하게 출전할 수 있는 이적 기회가 될 수 있다. 제노아 구단이 긍정적으로 나폴리의 제안을 검토한다면 이적이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
센터백 보강이 절실한 토트넘엔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과 함께 수비진을 지켜줄 새로운 센터백 영입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앞서 장클레어 토디보(니스) 영입을 추진하다 결렬되자 곧바로 드라구신 영입으로 선회해 영입전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 현지에선 구단 간 이적료 이견이 그리 크지는 않은 만큼 적정선에서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긍정론이 나오고 있지만, 나폴리의 가세가 드라구신 이적 사가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나폴리가 선수를 더해서라도 드라구신 영입에 간절한 이유는, 지난 시즌 수비의 핵심이었던 김민재 공백을 여전히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았던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뒤 나폴리는 1000만 유로(약 144억원)의 이적료를 들여 브라질 출신 센터백 나탕을 영입했다. 그러나 나탕은 나폴리 기대에 크게 못 미쳤고, 최근 센터백 라인은 아미르 라흐마니와 주앙 제주스가 지키고 있다. 이마저도 시즌 내내 많은 변화가 이뤄진 결과다.
나폴리 입장에선 지난 시즌 김민재가 그랬듯 수비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줄 수비수가 절실한 상황. 1월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세리에A 무대에서 이미 경쟁력을 인정받은 드라구신 영입전에 뛰어든 배경이다. 만약 제노아가 나폴리의 제안에 흔들린다면, 토트넘 입장에선 이적료를 더 올리거나 새로운 센터백 자원을 찾는 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토트넘까지 영향을 끼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