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유무선(뉴미디어) 중계 사업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OTT(Over The TOP·인터넷동영상서비스) 플랫폼만 보유한 CJ ENM이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십수 년 동안 포털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중계를 시청했던 야구팬은 혼란에 빠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야구단은 콘텐츠 저변 확대를 도모할 계기로 보고 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선정 상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KBO는 이번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선정 입찰에 가격평가와 기술평가의 배점을 각각 5대5로 뒀다.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카카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이 선정됐던 5년 전(2019년 2월)에는 6대4였다.
KBO가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를 선정하는 목적은 마케팅 수익 확대와 KBO리그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한 가지 콘텐츠를 다양한 형태로 소비할 수 있는 뉴미디어 시대가 정착한 현재, 선정된 업체는 야구팬이 온라인 경기 중계뿐 아니라 많은 영상 소스를 다양한 경로로 즐길 수 있도록 산업 발전을 이끌게 된다. KBO는 안정적인 운영 노하우뿐 아니라 새로운 시도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과 의지를 갖춘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기술평가 배점을 높였다.그런 이유로 영상 콘텐츠가 가장 많은 유튜브와 개인 소셜미디어(SNS)에서 야구 영상이 사라졌다. 심지어 콘텐츠 생산 주체인 야구단도 자체 제작에 애를 먹었다. 이전 계약(2019~2023) 초기, 중계 영상 활용은 야구장 전광판에 노출할 때만 가능했다. 구단 영상 채널엔 쓸 수 없었다. KBO리그 대표 스타였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022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 '움짤(웹에서 움직이는 이미지)'조차 개인 SNS에 활용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라며 아쉬움을 전한 바 있다.
KBO도 지난 5년 동안 영상 소스가 가진 힘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국내외 유력 OTT들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가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유명 크리에이터들에게 리뷰를 맡기는 점도 주목했다. 원천 소스에 자신이 있다면 저작권 침해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걸 확인한 것이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