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엘클라시코’에서 커리어 두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에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과거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으로 활약한 호나우두(은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도 해내지 못한 위업을 이뤄내 박수를 받았다.
레알은 15일 오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사우드 대학교 알 아왈 파크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수페르코파(슈퍼컵) 결승전에서 4-1로 이겼다. 동시에 1년 전 같은 대회에서의 패배를 만회하며 올 시즌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스페인 슈퍼컵은 지난 시즌 라리가 1·2위 팀과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결승 진출 팀이 참가하는 토너먼트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렸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비니시우스였다. 그는 전반 10분 만에 멀티 골을 완성하더니, 페널티킥(PK) 득점까지 추가해 커리어 두 번째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2000년생인 그가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지난 2021~22시즌 라리가 레반테와의 경기 이후 2년 만이다.
비니시우스는 동시에 21세기 엘클라시코에서 해트트릭에 성공한 역대 4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종전 리오넬 메시·루이스 수아레스(이상 인터 마이애미)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만이 성공한 영역인데, 비니시우스 역시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엘클라시코 그의 브라질 선배 호나우두는 물론,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20골(레알 18골·유벤투스 2골)을 넣은 호날두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레알은 4-3-1-2로 나섰다.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가 전방에 서고, 주드 벨링엄이 2선에 배치됐다. 중원은 토니 크로스·오렐리앙 추아메니·페데리코 발베르데, 백4는 페를랑 멘디·나초 페르난데스·안토니오 뤼디거·다니 카르바할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안드리 루닌이 꼈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바르셀로나는 4-2-3-1로 맞섰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전방을 맡고, 세르지 로베르토·페드리·페란 토레스가 뒤를 받쳤다. 3선에는 프렝키 데 용·일카이 귄도안이, 백4는 알레한드로 발데·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쥘 쿤데·로날드 아라우호가 배치됐다. 이나키 페냐가 골문을 지켰다.
전반부터 서로의 연계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위협했다. 레알은 전반 3분 호드리구와 카르바할의 패스 플레이로 슈팅을 노렸으나, 수비에 막혔다. 바르셀로나는 2분 뒤 귄도안의 패스가 토레스에게 향했으나, 마지막 슈팅에 실패했다.
팽팽한 흐름은 다소 허무하게 깨졌다. 전반 7분 벨링엄의 스루패스를 쿤데가 제대로 차단하지 못했다. 일대일 찬스를 잡은 비니시우스는 페냐를 제친 뒤 가볍게 빈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탄 레알은 곧바로 발베르데의 패스를 받은 호드리구가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 득점을 노렸다. 이번에는 페냐가 막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페냐를 뚫은 건 비니시우스였다. 전반 10분 카르바할의 롱패스가 단숨에 바르셀로나의 뒷공간으로 향했다. 뒷공간을 허문 호드리구는 침착하게 박스 안 비니시우스에게 공을 건넸다. 그는 몸을 던져 추가 득점을 완성했다.
바르셀로나는 12분 페드리의 패스를 받은 토레스의 감각적인 패스가 골대를 강타했다. 흘러나온 공을 레반도프스키가 재차 슈팅했으나, 선방에 막혔다.
토레스는 전반 27분에도 페드리의 스루패스를 받아 루닌과 마주했는데, 이번에도 다리 사이에 걸리며 만회 득점에 실패했다.
답답한 바르셀로나의 혈을 뚫어준 건 레반도프스키였다. 그는 전반 33분 멘디가 걷어낸 공을 곧바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대 오른쪽 구석을 뚫었다. 루닌이 몸을 던졌으나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흐름은 다시 레알로 향했다. 바로 4분 뒤 추아메니가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는데, 아라우호가 비니시우스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그를 잡아챘다. 주심은 PK를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비니시우스는 왼쪽으로 강하게 차 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그의 커리어 두 번째 해트트릭.
바르셀로나는 전반 종료 직전 코너킥에서 흘러나온 공을 페드리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시도했으나, 아쉽게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후반에도 레알의 공세는 이어졌다. 벨링엄, 비니시우스가 연이어 바르셀로나의 수비를 위협했다. 결국 후반 19분 바르셀로나의 수비가 무너졌다. 역습 상황에서 발베르데가 침착하게 비니시우스 쪽으로 크로스했다. 비니시우스는 드리블 뒤 박스 안 벨링엄에게 공을 건넸다. 쿤데가 잘 차단했으나, 세컨 볼이 호드리구에게 향했다. 호드리구는 가볍게 밀어 넣어 팀의 4번째 골을 완성했다.
바르셀로나는 수적 열세까지 맞았다. 후반 26분 아라우호가 비니시우스를 막는 과정에서 그의 발을 걷어찼다. 이 장면을 지켜본 주심은 그에게 두 번째 옐로카드를 꺼냈다.
레알은 남은 시간에도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33분에는 토니 크로스가 공을 차단한 뒤, 브라힘 디아즈에게 공을 건네 역습을 이어갔다. 디아즈는 박스 안까지 향해 멋진 페인팅으로 수비를 속였으나, 공은 페냐에 막혔다. 뒤이어 공을 잡은 벨링엄의 슈팅은 쿤데에 막혔다. 발베르데가 재차 중거리를 노렸으나,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바르셀로나는 교체 투입된 주앙 펠릭스가 멋진 드리블로 레알 수비를 뚫은 뒤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번에도 루닌 정면이었다.
결국 바르셀로나의 만회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레알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레알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13번째 슈퍼컵 트로피를 품었다. 지난 2021~22시즌 이후 다시 한번 대회 정상에 섰다.
동시에 안첼로티 감독은 레알에서만 11번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는 2차례에 걸쳐 레알 지휘봉을 잡으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UEFA 슈퍼컵 2회·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2회·국왕컵 2회·슈퍼컵 2회·라리가 1회 우승에 성공했다.
대회 일정을 마친 레알은 또 다른 컵대회로 향한다. 레알은 오는 1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23~24시즌 코파 델 레이(국왕컵) 16강에서 격돌한다. ‘마드리드 더비’이기도 한 이 매치업은 올 시즌 3번째 맞대결이다. 두 팀은 리그와 슈퍼컵에서 만나 1승 1패씩 나눠 가졌다. 다가오는 국왕컵은 물론, 오는 2월 리그 2차전이 예정돼 있다. 슈퍼컵에선 레알이 연장 접전 끝에 5-3으로 아틀레티코를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