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블루(일본 대표팀 애칭)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첫판부터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이유를 증명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지휘하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지난 14일 베트남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4-2로 이겼다. 베트남에 예기치 않은 리드를 내주고도 다시금 뒤집은 일본의 저력이 빛난 한 판이었다.
이날 일본은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가 경기 시작 11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리드를 안겼다. 그러나 불과 5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했고, 전반 33분에는 프리킥을 내주고 리드를 뺏겼다.
세트피스에서만 두 골을 내준 일본은 제공권에서 큰 약점을 보였다. 실제 베트남전에 선발 출전한 센터백 이타쿠라 고(묀헨글라트바흐)는 1m88cm로 장신 축에 속했지만, 그의 파트너인 다니구치 쇼고(알라이얀)는 1m83cm로 비교적 작다. 그간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를 투입하는 등 여러 중앙 수비 조합을 활용한 일본이지만, 공중전이 아킬레스건임은 베트남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골키퍼의 경쟁력도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트남전 골문을 지킨 21세 수문장 스즈키 자이온(신트트라위던)은 앞서 네 차례 A매치를 소화했다. 실제 베트남을 상대로도 엉성한 볼 처리로 실점했다. 다른 골키퍼인 마에카와 다이야(비셀 고베)는 A매치 1경기를 치렀고, 노자와 타이시 브랜던(FC도쿄)은 아직 대표팀 데뷔도 못했다.
전체적으로 흔들린 45분이었지만, ‘힘’ 싸움에서는 확실히 우위를 점했다. 베트남의 일격에 당황해 계획대로 경기를 못 풀어갈 수도 있었지만, 일본은 웬만한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유효 슈팅 7개 중 4개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공격의 핵심인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는 벤치에서 시작했고,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는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최정예 멤버가 나오지 않았지만, 일본 선수들은 개인 능력 면에서 아시아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이유를 보여줬다.
전반 종료 직전 3-2로 승부를 뒤집은 일본은 후반 들어 교체 카드 5장을 활용, 다음 경기를 위한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여유도 보였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구보는 후반 39분 그라운드에 투입돼 1분 만에 도움을 적립하는 등 예열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