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잇따라 무득점 무승부에 그치자 현지 반응도 분노에 가득 찬 모습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 밖의 팀들조차 잡지 못하는 게 현실이니, 월드컵 도전의 꿈도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는 거센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소후닷컴은 18일 “중국 대표팀은 타지키스탄과 0-0 무승부를 기록한 뒤 레바논과도 0-0으로 비겼다. 이것이 아시아 11위, 세계 79위 팀이 갖춰야 할 수준인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상대는 각각 아시아 19위와 20위, 세계 106위와 107위 팀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FIFA 랭킹 79위이자 AFC 가맹국 중 11위인 중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13일 타지키스탄, 17일 레바논전에서 잇따라 무득점 무승부에 그친 것에 대한 비판이다. FIFA 랭킹 106위(아시아 19위)인 타지키스탄, FIFA 랭킹 107위(아시아 20위)인 레바논을 이기지 못한 건 중국축구의 현주소라는 것이다.
특히 상대를 압도하고도 골운이 따르지 않아 무승부에 그친 결과가 아니라, 경기력 자체가 좋지 않았으니 현지 비판이 나오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매체는 “중국은 레바논전에서 상대 슈팅이 두 차례나 크로스바에 맞는 등 행운까지 따랐다”며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친 성적은 우스꽝스럽다”고 꼬집었다. 중국이 아시안컵 첫 2경기 모두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건 1976년 아시안컵 첫 출전 이래 처음이다. 현지에선 ‘치욕적인 기록’으로 보고 있다.
비단 최근 2경기 만이 아니다. 아시안컵이 열리기 전 중국은 FIFA 랭킹 150위인 홍콩과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정규시간 내에 중국축구가 홍콩에 진 건 1985년 이후 무려 39년 만의 일이었다.
이처럼 FIFA 랭킹 100위권 밖 팀들을 잇따라 상대로도 승리하지 못하고 있는 건 중국축구의 처참한 현실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순위 상으로는 아시아 10위권이지만, 정작 아시아 20위권 안팎인 팀들을 상대로 이기지 못한 건 중국의 수준이 딱 정도라는 게 현지 목소리다.
자연스레 AFC에 배정된 월드컵 출전권이 4.5장에서 8.5장으로 늘어난 상황에서도 월드컵의 꿈을 접어야 한다는 쓴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축구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출전이다. 당시엔 한국과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 예선에 불참한 게 중국 입장에선 호재가 됐던 대회였다.
2002년 대회를 마지막으로 월드컵 무대를 누비지 못했던 중국축구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부터 출전권이 늘어난 덕분에 월드컵의 꿈을 다시 키웠는데,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드러난 처참한 현실에 그 꿈마저도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 소후닷컴은 “현재 중국의 수준은 아시아 20위 안에도 거의 들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제 축구대표팀의 진짜 수준을 알았으니, 월드컵의 꿈도 포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중국은 지난해 11월 한국전 0-3 완패를 시작으로 최근 A매치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의 늪에 빠져 있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에선 승점 2로 카타르(2승·승점 6)에 이어 조 2위에 올라 있다. 오는 22일 자정 열리는 개최국 카타르전에서 패배하면 조 3위로 밀려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이 크다. 카타르를 이기면 자력으로 조 2위 16강 진출이 가능하지만 “현재 중국의 전력으로 카타르를 꺾겠다는 것은 헛된 꿈이나 다름없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