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외국인 선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27)의 경기력과 태도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GS칼텍스와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옐레나 교체론'은 이날 경기 후 더 부각되고 있다.
V리그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옐레나는 17일 기준으로 득점 7위(501개), 성공률 10위(39.98%)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전체 7명 중 각각 6위, 7위에 해당할 만큼 부진하다. 외국인 선수보다 국내 선수의 활약이 더 뛰어난 팀은 흥국생명이 유일하다. 김연경은 득점 5위(520점) 성공률 2위(45.23%)에 올라 있다.
흥국생명의 목표는 오직 우승이다. 김연경이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선수 생활 연장을 택하면서, 지난 시즌 아쉽게 놓친 우승 트로피를 반드시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옐레나의 부진으로 팀이 주춤하자 일부 팬은 흥국생명 본사에 '시위 트럭'을 통해 외국인 선수 교체를 주장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선수 경기력이 안 좋다면 팬은 (교체 등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옐레나는 17일 GS칼텍스전은 1~2세트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날 12득점, 공격성공률은 37.04%에 머물렀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력이 좋지 않아서 나중에 내보냈다"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동료 선수들을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텐데, 그런 태도가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그동안 옐레나는 경기 도중 불만 섞인 표정으로 동료에게 짜증을 내거나, 감독의 지시를 귀담아듣지 않는 모습으로 '태토 논란'을 불러왔다.
3라운드 중반 현대건설에 선두를 뺏긴 흥국생명은 점차 추격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오히려 3위 GS칼텍스에 승점 7점 차로 쫓기고 있다. 반전하려면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문제는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외국인 '교체풀'이 한정적이다. V리그의 경우 시즌 중 외국인 선수를 바꾸려면 해당 시즌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 내에서만 가능하다. 원하는 선수가 있더라도 해외 리그 역시 시즌에 한창이라 쉽게 보내주지 않는다. 아본단자 감독도 "원하는 선수를 데려올 수 없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 시기로는 다소 늦은 감도 있다. 대체 선수를 뽑더라도 비자 발급 후 경기에 나서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경기 감각이나 팀 적응도 고려할 사항이다. 성공 가능성 못지않게 위험 요소도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다. 옐레나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김연경의 체력, 심리적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 구단은 옐레나 교체와 관련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교체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감이 실린다. 일단 올스타 휴식기를 보낸 뒤 1월 30일 한국도로공사전까지 시간을 벌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