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잘못 배달된 고백 편지로 뜻하지 않게 시작된 모두의 이상형 세토야마(타카하시 후미야)와 소심한 여고생 노조미(사쿠라다 히요리)의 마음정화 하이틴 로맨스 ‘말하고 싶은 비밀’이다. 베스트 셀러 작가 사쿠라 이이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해당 원작은 일본에서 누계 발행 부수 65만 부를 돌파했다.
이 작품은 개봉 27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괴물’, ‘남은 인생 10’년에 이어 지난해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실사 영화들 가운데 흥행 톱3에 올랐다.
'말하고 싶은 비밀'은 10대 여성 관객들을 타겟으로 ‘MZ픽’ 영화로 눈에 띄는 행보를 걷고 있다. 10일 기준 CGV에 따르면 성령 연령 분포는 여성이 66.5%, 남성이 33.5%이고, 10대가 27.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좌석 판매율 66.5%를 기록하며 막강한 대작들을 포함한 전체 개봉작 가운데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10대, 20대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결과로 개봉 3주차에 상영관까지 확대하는 이례적인 현상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이와 비슷하게 10대 여성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일본 영화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일본 로맨스 영화가 있다. 바로 2022년 11월 개봉했던 '오늘 밤 세상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이다. '오세이사'는 이치조 미사키 감독의 동명 원작 소설은 2021년 국내에서 출간돼 단독 5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하반기 외국 소설 1위에 오른 바 있다. 해당 영화는 개봉 초반에는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지만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팬덤을 형성하며 117만 관객을 돌파하는 역주행을 이뤄낸 작품이다. 이는 1999년 개봉한 일본 실사 영화 '러브레터' 이후 최고 흥행이다.
두 영화의 배급사는 바이포엠스튜디오이다. 바이포엠스튜디오(이하 바이포엠)는 지난 2017년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콘텐츠 제작·마케팅에 뛰어들어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콘텐츠 제작과 투자, 커머스 등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들은 10~30세대가 좋아하는 음악과 스토리, 먹고 즐기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 기간 영화 산업의 휴지기 시절 어렵게 첫 발을 내딛으며 영화계에 진출한 바이포엠은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범죄도시3’, ‘서울의 봄’, ‘잠’ 등에 부분 투자, ‘존 윅4’ 등에 투자 제공에 이름을 올렸다.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뉴미디어 시대에 맞는 전략적 마케팅으로 한국 영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바이포엠이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아 젊은 ‘MZ 픽’ 감성으로 어떠한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그려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