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홍 감독이 이끄는 용인대가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부임 3년 차에 용인대에 첫 우승을 안긴 박 감독의 비결은 ‘믿음’이었다.
박준홍 감독이 이끄는 용인대는 지난 20일 경남 통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약속의 땅 통영 제20회 1·2학년 대학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상지대와 정규 시간을 1-1로 마친 후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용인대는 2021년 이후 3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올랐고,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용인대는 이장관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2022년 6월까지 10년 넘게 팀을 이끌면서 ‘대학 최강’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이 감독이 전남 지휘봉을 잡은 후 용인대가 침체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 이전의 성과에 못 미치기도 했다.
이장관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후 용인대의 첫 우승을 이끈 박준홍 감독은 “사실 전임 감독님과 비교를 많이 하셔서 학교에서도 우려를 많이 했다. 내가 감독을 맡으면서 경기력이 좋았기에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고 선수들에게도 이야기했다. 우리는 언제든 올라갈 거로 생각했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날 비바람이 치는 궂은 날씨에도 박준홍 감독의 열정은 뜨거웠다. 특히 연장전에 관중석까지 지시 사항이 들릴 만큼 쩌렁쩌렁 울린 것은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박 감독은 “내가 사실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에게 다그치면서 이야기한다.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조금 못 뛰어준 것에 대해 좀 더 나무랐다. 선수들이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용인대는 볼 점유 시간을 늘리며 경기를 주도하고, 공격 지역으로 속도감 있게 진입하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박준홍 감독은 “우리는 중후방 빌드업부터 한 번에 전진해서 나가는 패스, 하프 스페이스에서 움직여서 사이드로 가는 플레이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과를 떠나 경기력에 만족한 박준홍 감독은 축구 색깔을 유지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 시작 전에 선수들에게 2024년 키워드는 속도라고 했다. 속도를 더 빠르게 가져가야 더 높은 위치에 갈 수 있다고 했다. 지금보다는 나은 축구를 하려면 속도를 더 강조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우승으로 ‘명가 재건’의 신호탄을 쏜 박준홍 감독은 “내가 감독을 맡고 처음 전국대회 결승에 왔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