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KCC는 21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2023~24 프로농구 정규리그 맞대결을 펼친다. 양 팀 모두 최근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 삼성은 김효범 감독대행 선임 후 팀 분위기를 개선하고 있지만 여전히 승리와 거리가 멀다. 최근 5연패로 최하위 탈출이 아득히 멀다. KCC는 점차 상위권으로 치고 나가는 듯 했지만, 송교창이 부상으로 이탈한 후 실점이 크게 늘어나면서 최근 2연패에 빠졌다.
'슈퍼팀'답게 순위 상승이 간절한 전창진 KCC 감독은 공격 걱정은 덜하지만, 수비가 문제다. 21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전 감독은 "수비에서 잘 해줘야 한다. 오늘은 정말 수비에 대한 부분만 이야기했다. 어제 훈련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수비는 선수들의 의지가 필요하다. 상대하는 팀마다 공격 루트가 있다. 또 그에 대해 약속된 수비가 분명 있는데 그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감독은 "상대에게 너무 쉽게 득점을 내주기 시작하면 경기를 가져오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전 감독은 2위를 지켜내는 서울 SK를 모델로 들었다. SK는 김선형, 안영준, 허일영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도 수비 농구로 2위를 달리는 중이다. 확실한 공격 옵션 자밀 워니가 긴 시간을 뛰며 득점하고 다른 선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해 승리를 짜내고 있다. 전 감독은 "그런 농구가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력 열세인 팀이 수비를 열심히 해 상대를 이기는 재미도 프로 경기로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런 부분이 지금 우리에게도 가장 필요한 게 아닐까 한다"고 평가했다.
김효범 삼성 감독 대행은 빅맨 코피 코번과 이원석을 나눠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코번도 그렇고 원석이도 그렇고 지난 경기 어수선했다. 무작정 두 선수를 주전으로 넣었던 게 실수"라며 "의욕이 넘치는 건 긍정적이지만, 아쉬웠다"며 "윤성원과 합을 맞추는 등 차분한 친구들과 묶어서 하겠다. 원석이도 이스마엘 레인이랑 조합을 맞출 생각이다. 차차 적응하고 차분해지면 둘다 주전으로 가는 게 베스트"라고 전했다.
슈퍼 팀 KCC의 최준용을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김 대행은 "KCC에서 가장 무서운 선수가 최준용이다. 리바운드를 잡은 후 원 드리블만 쳐도 하프라인을 넘고, 막을 수가 없다"며 "우리 팀은 트랜지션이 느리기도 해 스리 백으로 짜는데, 오늘은 포 백이다. 마음 같아서는 파이브 백이고 싶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최준용과도 가까운 관계인 그는 "준용이가 오늘 즐겁게 할 거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그래 즐겨라. 나도 즐기겠다'고 했다. 우리 선수들이 준용이를 잘 막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