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2022~23) V리그 여자부 블로킹 부문은 10년 차 이상 베테랑 미들블로커(센터)들이 상위권을 독식했다. GS칼텍스 한수지(35)가 세트당 0.827개로 1위, 한국도로공사(35) 배유나가 0.771로 뒤를 이었다. 12번이나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블로퀸' 양효진(35·현대건설)은 4위에 올랐다.
올 시즌 1~4라운드 V리그 여자부 블로킹 부문 경쟁은 젊은 선수들이 주도하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한 22일 현재 1위는 2002년생 프로 데뷔 5년 차 센터 최정민(22·IBK기업은행)이다. 세트당 0.832개를 기록하며 0.793개를 기록한 2위 양효진에 0.039개 차이로 앞서 있다. '제2의 양효진'으로 기대받은 정호영(23·정관장)이 0.705개로 3위, 이주아(24·흥국생명)과 이다현(23·현대건설)이 각각 4위와 5위를 지키고 있다. 신인 센터 김세빈(19·한국도로공사)이 7위에 오른 것도 주목된다.
양효진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이후 이다현·정호영·박은진(25·정관장)이 국가대표팀에 발탁됐지만, 기량과 경험 모두 양효진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리그에서도 베테랑 센터들이 더 돋보였다. 최근 2시즌 연속으로 블로킹 부문 상위 5걸은 20대보다 30대가 더 많았다.
이런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특히 풀타임 주전 센터로 두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최정민의 성장이 돋보였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과 팀 선배 센터들로부터 블로킹할 때 손 모양과 점프 타이밍을 조언 받고 자신의 것으로 흡수했다. 지난 시즌 0.540개였던 세트당 블로킹 기록이 크게 높아졌다. 센터로는 큰 키(1m80㎝)가 아니지만, 1m90㎝이 넘는 선수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양효진도 최정민에 대해 "블로킹 할 때 손 모양이 정말 예쁜 선수다"라고 칭찬한 바 있다.
센터의 대표 공격 지표인 속공 성공률도 젊은 센터 이다현이 55.42%를 기록하며 양효진을 2위(51.42%)로 밀어내고 1위를 지키고 있다. 정호영이 3위(50.25%) 박은진이 4위(49.07%)다. 한수지의 백업 센터로 뛰고 있는 GS칼텍스 오세연(22)도 45.33%를 기록하며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이동 공격 성공이 15개에 그쳤던 박은진은 올 시즌 1~4라운드에만 32개를 기록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양효진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포스트 양효진' 시대도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