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2무 1패, 무득점이라는 처참한 성적에 그치자 알렉산다르 얀코비치(세르비아) 감독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는데, 만약 경질되면 지난해 3월 부임 약 1년 만이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23일(한국시간) “중국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에 그쳤다. 중국축구협회도 이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 아시안컵 이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예선을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얀코비치 감독의 경질은 이제 불가피해졌다”고 비판했다.
실제 얀코비치 감독이 이끈 중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승도, 1골도 넣지 못한 채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렸다. A조 3위로 조별리그 일정을 마친 중국은 6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에 돌아가는 16강 실낱희망을 바라고 있다.
매체는 “앞서 월드컵 예선에서 태국을 원정에서 잡았을 때만 해도 얀코비치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하는 듯 보였다. 이후 한국에 0-3으로 완패하긴 했어도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 탓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컵에서 얀코비치 감독의 단점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어 “얀코비치 감독은 중국축구만의 뚜렷한 기술적·전술적인 스타일을 확립하지 못했다. 골은 (전술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활약에 의해서만 결정됐고, 수비진은 낮은 수준의 실수를 자주 저질렀다. 또 아시안컵에 출전한 이번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9.8세로 최고령 팀 중 하나였다. 어린 선수들에게 점검과 훈련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았던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얀코비치 감독은 중국 대표팀을 맡기 전 성인 대표팀을 맡아본 적이 없고, 아시안컵 등 큰 대회에 대한 준비 경험도 부족했다. 기자회견장에선 늘 유창하게 말을 했지만, 전술적인 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었다.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중국축구협회도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중국축구협회와 얀코비치 감독 계약에 포함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후닷컴은 한 관계자를 인용해 “얀코비치 감독과 중국축구협회 간 계약에는 아시안컵 8강 진출이라는 평가 요소가 있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만큼) 자연스레 계약도 종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시안컵이 끝난 뒤 3월부터는 월드컵 예선이 곧바로 재개되는 만큼 새로운 대표팀을 꾸리는 데 시간이 부족할 수 있고, 현재로선 마땅한 후임자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매체는 “새 감독이 부임하더라도 3월 이전에 새로운 전술을 만들고 팀에 적응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대표팀에 대한 이해도가 있고, 현지 선수들을 잘 알고 있는 새 감독을 빠르게 선임하기도 시간적인 제약이 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중국은 다른 조 3위 결과에 따라 16강에 오를 수 있다. B조 시리아가 인도와 득점 없이 비기면서 경고 2장을 받고, 팔레스타인과 홍콩도 무승부를 거두는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극적인 16강이 가능하다. 축구 통계매체 옵타는 중국의 극적인 16강 진출 확률을 1.1%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