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한국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하는 장면이 펼쳐질까. 만약 현실이 된다면, 13년 만의 일이 된다.
지난 12일 개막한 아시안컵. 개최국 카타르가 속한 A조만이 조별리그를 마쳤다. 나머지 5개 조는 아직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대회 묘미 중 하나인 득점왕 경쟁은 윤곽이 또렷이 드러나진 않았다. 하지만 전례를 살펴보면 ‘몇 골’을 넣어야 득점왕이 될 수 있는지는 어느 정도 보인다.
아시안컵은 조별리그를 포함해 최대 7경기까지 소화할 수 있다. 한 달간 치러지는 단기 대회인 만큼, 지금껏 골든부트를 품은 이들 중에도 ‘10골’을 돌파한 이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한 대회 최다 골 보유자는 2019 아시안컵 득점왕을 차지한 알모에즈 알리(카타르)다. 그는 당시 9골을 넣어 골든부트를 품었고, 카타르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도 참가 중인 알리는 아직 1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대회를 제외하고 대체로 4~5골을 넣으면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었다. 역대 17번의 대회 중 5골을 넘게 넣고 골든부트를 손에 넣은 선수는 4명뿐이다. 5골 이상을 기록하면 득점왕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가장 최근 아시안컵 득점왕을 배출한 것은 13년 전인 2011년 대회다. 당시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이 5골을 넣어 골든부트를 수상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번 대회가 13년 만의 득점왕을 배출할 기회다.
조별리그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라 이번 대회의 득점왕 후보를 꼽기는 쉽지 않다. 아크람 아피프(카타르)와 아이멘 후세인(이라크)이 각각 3골씩 넣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이강인을 비롯해 미나미노 다쿠미(일본) 술탄 아딜(아랍에미리트) 메흐디 가예디(이란) 등 2골을 넣은 이들이 넘쳐 난다. 현시점에서 득점왕을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다.
득점왕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당연히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토너먼트에서 오래도록 살아남을 가능성이 큰 카타르, 이라크, 한국, 일본, 이란 등 강팀에서 득점왕이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