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24일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공인선수대리인-구단 간 FA 계약 관련 분쟁, 소위 ‘에이전트 패싱’과 관련하여, 각 당사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에이전트 패싱이 이뤄졌다고 판단할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본지는 지난 17일, SSG 랜더스 포수 김민식이 구단과 FA 계약 협상을 하던 중 SSG가 의도적으로 공인선수대리인을 배제한 채 선수와 FA 계약 협상을 체결했다는 의혹이 제기, 김민식의 에이전트가 선수협에 진상 파악을 요청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선수협은 SSG와 김민식의 공인선수대리인 등 각 당사자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했지만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선수협회는 "오해로 발생했을 수 있는 상황을 정리해 화해를 권고하는 방식으로 중재를 계획했다. 하지만 각 당사자 간 주장이 너무 상반되고 의견 차이 간극이 너무 커서 중재나 봉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선수협은 "각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 외에 특별한 조사나 증거수집에 대한 권한이 없어 특정 결론을 내리는 것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선수협은 "각각의 의견을 종합하고 각 당사자 간의 이견을 또 다른 상대방에게 재차 확인하는 과정을 진행, 그 결과 분쟁사항의 핵심인 에이전트 패싱이 이뤄졌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어 "현재 공인선수대리인 규정엔 FA 혹은 연봉 협상 과정에서 선수다 구단이 의도적으로 공인선수대리인을 배제했다고 해도 이를 제대하거나 징계할 조항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선수협은 유사 사례 발생을 우려했다. 선수협은 "협상이 진전되지 못할 경우, 선수와 구단이 공인선수대리인을 제외하고 직접 계약하는 사례도 종종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이는 공인 선수대리인 제도의 근간과 질서 확립을 위해 지양돼야 할 사항이며, 제도의 주체인 선수협회로서는 이를 경계하고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전했다.
선수협은 "이번 분쟁은 공인선수대리인 제도의 현재의 불완전성과 미래의 지향점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선수협회는 판단하고 있다"라면서 "선수협회는 전 구단을 대상으로 현재 시행중인 공인선수대리인 제도의 목적과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협력과 상생을 요청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라고 했다.
또 선수협은 "공인선수대리인과 전 구단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적이 있는지, FA 협상 과정에서 양 측이 겪을 수 있는 애로사항이나 이슈 등에 대해 조사해 나갈 예정이다"라면서 " 선수협은 이런 과정을 통해 공인선수대리인 제도가 향후 더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