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 끝에 아시안컵 16강 무대에 오른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한 일본 현지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말레이시아와의 최종전(3차전)을 3-3으로 비겼다. 한 수 아래인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한국 23위)를 만나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지만, 한때 1-2로 뒤져 패배 직전까지 몰리는 등 진땀 뺐다. 조 2위(1승 2무)로 16강 진출엔 성공했으나 64년 만에 우승 도전 전선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평가. 16강 상대는 F조를 1위(승점 7·2승 1무)로 통과한 사우디아라비아다.
만약 말레이시아를 꺾고 E조 1위에 올랐다면 16강에서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만날 수 있었다. 일본은 D조 2위(2승 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우승 후보. 조별리그에서 복병 이라크에 한 차례 덜미가 잡혔지만, 축구 통계·기록 전문 매체 옵타는 일본의 우승 확률을 가장 높은 19.4%(한국 10.8%)로 예상한다. 공교롭게도 말레이시아전 후반 추가 시간 실점해 극적으로 무승부에 머문 한국은 가장 껄끄러운 일본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를 16강에서 만나게 됐다. 옵타 기준 사우디아라비아의 우승 확률은 한국보다 더 낮은 8.4%. 결과가 이렇다 보니 '말레이시아전에서 고의로 무승부를 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매체 디 앤서는 '한국이 조 1위로 통과하면 일본과 격돌할 수 있었지만 2위를 차지해 실현되지 못했다. 클린스만 한국 감독은 '우리는 일본을 피하고 싶었던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이 매체는 로이터 기자의 소셜미디어(SNS)를 전하며 '클린스만 감독이 오늘 3실점 한 건 확실히 우리 계획이 아니었다. 우리는 1위로 (조별리그를) 돌파하고 싶었다. 그것이 목표였다'며 한일전 회피 목적을 부인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