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김종국 감독의 직무를 정지하고 스프링캠프를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28일 발표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구단이 자체적으로 감독의 직무를 정지한 건 전례를 찾기 힘들다. 더욱이 KIA는 오는 30일 호주로 1차 스프링캠프(선수단 총 67명)를 떠날 예정이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징계 발표 뒤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 구단이 내용(사건)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감독이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 얘기가 있어서 어제(27일) 만났는데 그 사실이 맞다고 하더라. 금품 관련인 거 같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도 "현재 상태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금품 관련된 부분"이라고 밝혔다.
KIA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인지 파악하고 있다. 다만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독 수행을 정상적으로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심재학 단장은 "사건이 재판을 간 것도 아니고 아직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다만 구단이 판단하기에는 감독직을 수행하기 어려워 보였다. 일단 어제 내부 회의 끝에 감독 직무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시즌 준비를 앞두고 터진 대형 악재에 구단 안팎에선 당혹감이 감지된다. 직무 정지 기간은 미지수. 만약 사건이 결론 날 때까지 기다린다면 사실상 무기한에 가까울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사건이 구체화하면 자칫 '퇴단'까지 고려해야 할 수 있다. 심재학 단장은 "아직 판단을 못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종국 감독은 2021년 12월 구단 제10대 사령탑에 올랐다. 1996년 1차 지명으로 해태 타이거즈(현재 KIA)에 입단, 14시즌(1996~2009) 동안 타이거즈맨으로 뛴 '원클럽맨'으로 리더십과 선수단 장악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계약 기간은 3년, 총액 10억5000만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 5000만원)이었다. 계약 첫해 팀을 포스트시즌(5위)으로 이끌었지만, 지난해에는 6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