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무리 투수는 누가 맡을까. 다양한 후보가 거론되는 가운데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 구상에 고우석(26)의 이름은 없는 모양새다.
지역 유력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지난 3일(한국시간) 실트 감독과의 장문 인터뷰를 내보냈다. 시즌 전반에 대한 Q&A였는데 가장 눈길을 끈 건 마무리 투수 관련 부분이었다. 실트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3명의 선수를 거론했다.
그는 "좋은 소식은 훌륭한 후보들이 많다는 거"라면서 "로베르토 수아레스는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정신력을 갖추고 있다. 마쓰이 유키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그 역할을 해왔다. 완디 페랄타도 수년간 중요한 상황에서 투구를 해온 선수"라고 말했다. "그날 (경기) 상황, 매치업에 따라 누구를 기용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답을 드리지 않겠다"는 조건을 붙였지만, 시즌 불펜 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고우석으로선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대목이다. KBO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통산 139세이브)였던 고우석은 지난달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2년, 총액 450만 달러(60억원) 계약을 했다. MLB 진출 꿈은 이뤘으나 그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미지수. 계약 이후 다양한 경우의 수가 거론됐는데 실트 감독의 말을 종합하면 마무리 투수 경쟁에선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오프시즌 주전 마무리 투수 조시 헤이더(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팀을 떠난 샌디에이고는 기존 필승조인 수아레스를 축으로 마쓰이와 페랄타가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쓰이(5년, 2800만 달러, 375억원)와 페랄타(4년, 1650만 달러, 221억원) 올겨울 영입된 외부 자원인데 '몸값'이 고우석보다 비싸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왼손 자원인데 팀에서 거는 기대도 그만큼 남다를 수밖에 없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3일 샌디에이고 불펜을 조명하며 '수아레스와 마쓰이가 뒤쪽에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페랄타와 고우석, 스티브 윌슨, 톰 코스그로브를 두 선수의 뒤를 받치는 계투 자원으로 분류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면 고우석의 보직은 셋업맨이 유력하다. LG 트윈스 시절 굳건했던 입지와 비교하면 물음표가 가득한 셈이다. 결국 경쟁을 뚫어내야 한다.
오는 12일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부터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실트 감독은 "최고의 불펜은 다양한 상황에 투입할 수 있는 선수가 여러 명 있는 경우"라고 뎁스(선수층)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