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황야’ 허명행 감독/사진=넷플릭스 제공 “애초 기획부터 청불(청소년관람불가) 액션을 하고 싶었어요. 관객에게 마동석의 액션은 익숙하지만, 이렇게 센 수위는 없었거든요.”
숱한 작품의 무술감독으로 탄탄한 액션을 보여줬던 허명행 감독이 배우 마동석과 손잡고 연출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간 수많은 호흡을 맞춘 마동석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영화 ‘황야’로 말이다.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황야’는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1위(비영어 부문)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허명행 감독은 “너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내 생애에 이런 일이 있나 싶기도 하다”며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마동석과도 서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황야’ 허명행 감독/사진=넷플릭스 제공 허명행 감독은 “내가 서울액션스쿨 소속인데 설립자인 정두홍 무술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액션스쿨을 스턴트 사업뿐만 아니라 영화 사업으로 확장하고자 했다. 나름대로 시나리오 개발을 10년 동안 하는 과정이 있었고, 무술감독을 하면서 여러 연출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출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다만 무술감독이기에 액션 영화를 연출한다는 것에 오히려 부담이 있었다. 허명행 감독은 “내게 연출 제안이 들어오는 영화들이 액션 영화였지만, ‘뻔한 선택을 하는 게 아닐까’라는 고민이 있었다”며 “또 내가 과연 연출을 잘 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 됐는데 마동석과 작품을 하고 스킨십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마동석이 (연출을) 제안한 타이밍도 잘 맞았던 것 같다. 주변에서도 힘을 불어넣어줘 감히 용기를 가지게 됐다”고 털어놨다.
허명행 감독은 ‘황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애초 기획부터 청불 액션을 하고 싶었다. 마동석의 액션은 익숙하지만, 이렇게 센 수위는 없었다. 그러면서도 마동석이 가진 유연함과 개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마동석과 만난 지 20년이 됐다. 그때는 발도 잘 썼다. 지금은 발을 쓰는 게 상상이 안 되지 않나. 장기가 복싱이기 때문에 장기를 살리려고 했다”며 “단순히 빌런들을 제압하는 게 아니라 무력화시켜야 했다. 잘하는 걸 기본으로 무기 등으로 확실한 제압을 해야 해 수위 높은 액션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황야’ 허명행 감독/사진=넷플릭스 제공 허명행 감독은 ‘황야’ 연출 목표를 전 세계에 마동석이라는 캐릭터를 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동석은) 액션도 잘하고 유연한 개그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마동석의 장점을 세계화하고 싶었다”며 “우리나라에 마동석을 대체할 배우가 없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드웨인 존슨처럼 액션으로 유명한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키가 크고, 몸이 훤칠한, 액션을 잘하는 배우들은 많다. 그러나 누가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마동석이 하는 액션을 대체할 수 있는 배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허명행 감독은 ‘황야’ 후 ‘범죄도시4’도 메가폰을 잡았다. ‘범죄도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액션 시리즈로 자리매김한 만큼 허명행 감독의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을 터다. 허명행 감독은 “많은 기대는 안 했으면 한다. 기대하고 봤는데 실망하면 어떡하냐”면서도 “비슷할 수는 있으나, 그간 ‘범죄도시’ 시리즈 속 마동석이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허명행 감독은 “구체적인 꿈은 없으나 영화 일을 오래 하고 싶다. 지금도 무술감독으로서 일하고 있고, 정두홍 감독님과 함께 우리 액션스쿨을 모두가 꿈꾸는 영화 제작사로 만들고 싶다. 그 안에서 연출이 필요하다면 연출을 하고, 무술감독이 필요하다면 무술감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