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웃었을까. 대참사 후 웃음을 보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상대 팀을 축하하고 존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그토록 외쳤던 ‘우승’은 물거품이 됐다.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 도전을 68년 뒤로 미루게 됐다.
쓰디쓴 패배 속 클린스만 감독은 미소를 보였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한국이 요르단을 상대로 90분 내내 유효 슈팅을 때리지 못하고 ‘참패’를 거뒀지만, 수장은 웃었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웃음이었다.
당연히 기자회견에서는 그의 웃음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상대 팀을 축하하고 존중하고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을 때 축하해주는 건 당연하다. 상대가 잘했을 때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웃으면서 축하를 하지 말아야 한다면 서로의 관점을 생각해야 한다. 상대를 축하하는 것은 지도자, 패배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편과 인사하고 악수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팀을 지휘하는 사령탑들은 대개 일반적인 경기에서 져도 씩씩거리며 기자회견장을 들어온다. 승리욕이 팀의 승리를 만드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터라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그러나 지금껏 클린스만 감독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히죽히죽 웃는 게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의 전언대로 승자를 축하하고 존중해야 하는 건 스포츠맨십이다. 그러나 처참한 패배 후 환하게 웃는 것은 한국 정서상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부터 한국 축구뿐만 아니라 문화 등에 관해서도 배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자기 방식을 존중해달라’는 뉘앙스만 풍겼을 뿐, 처참한 패배로 상처받은 국내 축구 팬들의 마음은 존중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기자회견 끝에 ‘현재 감정이 어떤가’라는 물음이 나올 때야 “화가 난다”는 답을 내놨다. 앞선 그의 미소와 답변을 고려하면 정말 패배에 화가 난 것인지, 웃음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에 관한 면피용 화인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