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착 이틀 만에 불펜 투구를 마친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순조롭게 새 팀에 적응 중이라고 밝혔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에 차린 스프링캠프 시설에서 투·포수 훈련을 시작했다.
이날 고우석도 캐치볼로 가볍게 몸을 풀고 곧바로 불펜에서 공을 던졌다. 지난 9일 저녁 출국해 미국에 도착한 그는 미국땅을 밟은지 이틀 만에 불펜 투구를 하며 건강한 모습을 알렸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샌디에이고 구단 고문으로서 그의 불펜 투구를 옆에서 지켜봤다.
이후 고우석은 12일 AP통신 계열 방송사인 APTN과 짧은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약간의 시차를 겪고 있지만, 충분히 잠을 잤다"면서 "처음으로 불펜에서 던졌는데 컨디션은 앞으로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우석은 "모든 것이 새로워 조금 긴장했다"면서도 "내가 먼저 인사하거나 다른 이들이 먼저 내게 인사하며 (구단 사람들) 모두가 내게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는 등 매우 환대받아 좋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우석은 다음달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정규리그 2연전을 치른다. 그는 "한국에서 열리는 첫 메이저리그 경기다. 그 경기에서 뛸 수 있도록 (시범경기에서) 더욱 경쟁력 있게 던져야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고우석은 지난달 샌디에이고와 기간 2+1년, 총액 최대 940만 달러(약 125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 2년 동안 400만 달러를 보장받고, 구단이 2026년 걸린 옵션을 실행해 계약 연장을 택하면 300만 달러를 받고 샌디에이고에서 뛴다.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에서 마무리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까지 뒷문을 지켰던 조시 헤이더가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해 공백이 생겼다. 샌디에이고는 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왼손 투수 마쓰이 유키와 완디 페랄타를 영입했다. 기존 필승조 로베르트 수아레스와 고우석까지 4~5명 정도의 투수가 마무리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MLB닷컴은 고우석을 개막전 로스터로 예상했지만, 마무리보다는 셋업맨으로 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출국 당시에도 고우석은 마무리 경쟁보단 개막 로스터 진입을 우선시 한 바 있다. 그는 “난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한 개도 던지지 않은 투수다. 내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자신을 낮췄다. 그는 “마무리 경쟁을 의식하기보다는 개막 로스터에 진입하고,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것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