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하던 균형은 전반 37분에 깨졌다. 엄원상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상대 골키퍼가 제대로 쳐내지 못했다. 문전으로 흐른 공을 주민규가 빈 골문에 헤더로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울산은 전반 막판 추가골을 넣었다. 김민우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파울로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주민규가 팀의 두 번째 골이자 멀티골을 완성하며 환하게 웃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루빅손 대신 에사카 아타루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2골 여유가 있는 울산은 안정적으로 경기를 치르면서도 호시탐탐 3번째 골을 노렸다.
그리고 후반 16분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역습 상황에서 직접 돌파하던 설영우가 오른쪽으로 파고들던 엄원상에게 패스를 내줬고, 엄원상이 곧바로 리턴패스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엄원상은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슈팅은 수비수 다리 사이를 통과해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3골 차 리드를 잡은 울산은 마틴 아담과 김영권에 이어 이동경, 마테우스 살레스를 잇따라 교체로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반포레 고후가 후반 막판 만회골을 위해 공세에 나섰지만 울산 수비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결국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울산의 3-0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울산은 2024시즌 첫 공식 경기부터 3골 차 완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시즌 첫걸음을 내디뎠다. 울산은 볼 점유율 66.1%로 경기를 주도했고, 슈팅 수에서도 11-6으로 앞섰다. 유효슈팅은 3개를 기록했는데, 3개가 모두 골망을 흔들었다.
한편 전날 열린 또 다른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선 전북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를 2-0으로 완파하고 8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만약 16강 2차전에서 큰 이변이 일어나지 않으면, 아시아 8강 무대에서 현대가 더비가 성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