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 20일 열린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연습경기 6연패에 빠지긴 했지만, 지난 5경기에서 60실점을 하는 등 처참했던 모습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선발 투수 이호성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이날 이호성은 3이닝 동안 59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2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홈런 한 방으로 2실점했다. 2회 선두타자 안타에 이어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은 이호성은 다음 타자를 병살로 돌려 세우며 숨을 돌렸으나, 마에카와 우쿄에게 2점 홈런을 맞으며 실점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볼넷 3개가 있었지만 실점으로 이어진 출루는 없었다.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잘 넘어갔다.
이호성은 새 시즌 5선발 후보 중 한 명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캠프 초반 본지와 인터뷰에서 "최채흥과 황동재, 이호성, 좌완 이승현 등을 두고 5선발 경쟁을 시키려고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은 지난 여섯 차례 일본팀과 연습경기에서 4명의 후보들을 차례로 등판시켜 5선발 오디션을 치르기도 했다. 이호성은 14일 지바 롯데전 2이닝 1실점에 이어 20일 한신전 3이닝 2실점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2023시즌 1라운더 신인 이호성은 삼성이 일찌감치 대형 유망주로 점찍었던 선수다. 지난해 개막과 함께 엔트리에 포함돼 3경기 7이닝 2실점으로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이호성은 이후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은 뒤 10월 1군에 콜업, 2경기 선발로 나와 10이닝 3자책으로 호투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시즌 초반 당시 해설위원이었던 정민태 현 삼성 투수코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호성은 구속도 빠르지만 커맨드(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도 좋고 정면승부를 할 수 있는 좋은 투수다”라며 그의 성장을 크게 기대한 바 있다.
이호성 외에도 선발 오디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새 시즌 선발 투수에 도전하는 좌완 이승현이다. 지난 겨울 호주야구리그에서 선발 마운드 실전을 경험하고 돌아온 이승현은 스프링캠프에서도 선발 수업을 이어가며 5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승현은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며 가능성을 밝혔다. 12일 니혼햄 파이터스전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1피안타 3볼넷 2삼진 3실점(1자책)한 이승현은 18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선 3이닝 3피안타 1볼넷 1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이 147km/h까지 나왔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데뷔 후 구속 저하 고민에 시달렸던 이승현과 삼성으로선 반가운 일. 구속 회복과 함께 강력한 5선발 후보로 떠오르며 기존 선발 후보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실 두 선수는 지난해까지 삼성의 5선발 구상에 없었던 선수들이다. 이승현은 2021년 데뷔 후 불펜 투수로만 등판했고, 이호성은 지난해 신인으로 선발 경쟁에 뛰어들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새 시즌, 두 선수가 기존의 선발 후보들보다 먼저 두각을 드러내면서 삼성의 5선발 구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삼성은 23일 니혼햄과 리턴매치를 끝으로 일본팀과의 연습경기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후 26일부터는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등 국내 팀과 세 차례 연습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5선발 오디션 역시 3월 캠프 막바지까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