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의 '온라인 중계 유료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초 프로야구 뉴미디어(온라인) 중계권 우선 협상 대상자가 선정되면서 예견됐다.
현재로선 2024~2026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CJ ENM의 OTT 채널 TVING이 다음 달 초 출시하는 5500원짜리 광고 연동 요금제에 KBO리그 온라인 중계를 포함시킬 것으로 전해진다.
KBO와 CJ ENM은 최종 계약 발표가 이뤄지기 전에 세부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 주재로 다음 주 초 치러지는 비공개 워크샵을 통해 지상파 방송관계자들과 구단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에 대한 설명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당연히 핵심주제는 '온라인 중계 유료화' 이슈다. 워크샵 이후 구체적인 중계권 협상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와 구단의 입장을 종합하면 '온라인 중계 유료화' 도입으로 가닥이 정해졌다고 한다. 이 방식이 최종 확정되면 지상파와 스포츠 채널 등 TV 중계는 이전과 동일하게 시청할 수 있으나, 스마트폰이나 PC 등에서 보는 온라인 시청은 TVING(티빙) 가입자만 볼 수 있는 셈이다. 지금껏 무료로 봐온 온라인 중계를 이제는 돈을 내고 봐야하는 현실이 다가온 것이다.
CJ ENM은 팬들의 반발이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쿠폰 제공 등의 방식으로 일정 기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거나, 이런 혜택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결국 돈을 내고 봐야 하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고령의 뉴미디어 플랫폼 이용자가 번거로운 절차와 과정을 통해 이에 접근하거나 혜택을 얻을 지도 의문이다. 이 외에도 따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온라인 시청이 가능한 방식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나, 결국 많은 야구 팬의 유료 시청은 불가피한 흐름으로 보인다. KBO와 CJ ENM은 "협상 중인 상황이라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에선 스포츠 콘텐츠의 온라인 유료화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분위기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5년 전 통신·포털 컨소시엄이 사업권(2019~2023)을 따냈을 때 제시한 금액이 연평균 220억원 규모였는데, CJ ENM이 두 배 가까이 많은 연평균 400억원의 입찰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료화 서비스가 점쳐졌다. 결국 수익을 내려면 온라인 유료화가 불기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A 구단 관계자는 "유료화 도입 시기를 두고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구단으로선 최대한 그 시기가 늦춰졌으면 한다. 가령 포스트시즌이나 빠르면 후반기에 유료화가 도입됐으면 한다"고 우려했다.
앞서 해외 축구나 농구, 테니스 등은 '유료화'가 도입됐지만, 야구는 '무료 시청' 인식이 퍼져 있어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B 구단 관계자는 "해외 상황을 살펴보면 주요 스포츠 유료화 중계는 불가피한 상황이나, KBO리그의 경우 예상보다 그 시기가 빨리 찾아온 게 아닌가 싶다. 구단에서도 야구팬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지, (유무선 중계권 계약 기간인) 이번 3년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