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KIA 제11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범호 감독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이다. KIA는 전임 김종국 감독이 개인 비위 문제로 계약 해지되는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이범호 타격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했다. 프로야구 사상 첫 1980년대생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은 격의 없는 모습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24일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그는 "호칭을 코치라고 했다가 감독이라고 하는 선수도 있다. 호칭은 어떻게 부르나 별로 의미가 없는 거 같다"며 "선수들이 다가와서 말을 걸면서 여러 방면에서 체크할 수 있는 게 더 좋은 거 같다"고 웃었다. "그라운드에 서 있는 모습이 작년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는 취재진 질문에도 "그게 내 콘셉트"라며 "편하게 선수들하고 어울리고 얘기하고 해봐야 선수들이 오늘 컨디션이 어떻고 컨디션을 올린 게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다. 연습경기를 나갈 수 있는 몸이 어느 정도 됐는지도 체크해야 해서 선수들하고 어울리면서 얘기하게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KIA는 2024시즌 우승 후보다. 외국인 투수 2명(윌 크로우·제임스 네일)을 새롭게 영입한 상황. 기존 국내 선발진(양현종·이의리·윤영철)이 워낙 탄탄해 리그 최정상급 로테이션이 짜였다. 최형우와 나성범이 버티는 중심 타선의 파괴력도 수준급이다 . 이범호 감독은 "충분히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들인데 부상 때문에 지난해 더 높은 곳으로 못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다른 팀들이 봤을 때 '좋은 멤버가 있다'고 말씀하시는 건 우리한테 좋은 거라"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멤버로 딱 모여 있는 거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부상만 잘 관리하고 선수들이 잘 체크한다면 올 시즌 어느 해보다 좀 더 재밌는 야구, 선수들이 즐겁게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충분히 좋은 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주장인 나성범에게 "편하게 야구하라고 했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게 있으면 서슴없이 얘기해주고, 주장이 이런 부분은 이렇다고 하면 언제든 들어줄 의향이 있다. 나성범 선수와 나의 호흡이 잘 맞아야 팀이 잘 돌아가는 거"라면서 "모든 부분은 경기에만 집중해달라고 했다. 다른 부분은 신경 안 쓰고 연습 안 해도 된다. 체력적으로 힘들면 쉬면서 경기해도 상관없다. 대신 (언제든) 경기에 나갈 수 있는 몸은 만들어주라고 얘기했다. 그 부분에서 선수들이 개개인 컨디션에 맞게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고 흡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