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나의 사랑 나의 수원” “오직 너만을 사랑해.” 무대는 달라져도, 프로축구 수원 삼성 팬들의 마음과 목소리는 변하지 않았다.
수원은 리그에서 열정적이기로 손에 꼽는 팬을 보유한 구단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K리그1 12위를 기록, 창단 최초 강등이라는 불명예를 썼다. 선수단·프런트 등 일부 개편이 이뤄졌으나, 팀을 강등으로 이끈 염기훈 감독은 정식 사령탑으로 부임해 팬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K리그2에서도 수원 팬들의 마음은 변치 않았다. 지난 3일 열린 충남아산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1라운드에선 공식 관중 1만4196명이 운집했다. 이는 역대 K리그2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자, K리그2 개막전 최다 기록이었다.
수원의 응원가 ‘나의 사랑 나의 수원’은 여전히 빅버드를 가득 메웠다. 적장 김현석 충남아산 감독이 “팬들의 목소리 때문에 선수들에게 지시하기 쉽지 않았다”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팬들의 응원에 힘입은 수원은 뮬리치의 멀티 골 활약으로 2-1 승리를 거뒀다.
수원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염기훈 감독은 이날 팀 전력의 50%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자평했고, 경기가 끝나자마자 박경훈 수원 신임단장과 새롭게 개편한 전력강화실이 기대에 못 미친 첫 경기에 대해 자체 분석을 실시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앞서 수원 서포터스는 구단을 통해 승리 세리머니인 ‘만세삼창’을 하지 않겠다라는 의사를 전해왔다. K리그2 승리가 아닌, K리그1 승리를 원하는 팬들의 염원이 담긴 메시지였다.
선수단 역시 이에 공감한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주장 골키퍼 양형모는 “팬들의 당연한 선택이다. 우리가 계속 승리해서, 팬들이 다시 하고 싶으시게끔 만들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주장 이종성은 “아직 우리가 준비한 것을 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장에서 모두 폭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염기훈 감독은 충남아산전을 앞두고 “팬들의 우려를, 기대로 바꾸고 싶다”고 했다. 수원이 36경기 중 첫 관문을 힘겹게 넘었다. 변하지 않은 팬들의 사랑에, 수원 선수단이 응답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