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들 사이에서는 인스타그램 부계정을 만들고 취미를 공유하는 게 대세다. 그룹 (여자) 아이들 전소연, 블랙핑크 제니, 레드벨벳 슬기 역시 부계정으로 팬들과 소통한다.
(여자)아이들 내 ‘단장님’ 전소연의 반전 매력이다. 그는 지난달부터 자신의 부계정 ‘쏘리사’를 통해 계란 삶는 법부터, 고구마 굽기, 간장 계란밥 맛있게 하는 법 등 다양한 생활 꿀팁을 공유 중이다. 맛집 추천도 한다. 본인이 가장 맛있었다고 생각한 훠궈집을 언급하면서 “종류가 엄청 많다. 둥근 당면, 도삭면 등 특이한 종류가 많아서 좋다”며 “여기서 저 보면 모른 척해달라”는 귀여운 경고까지 한다.
전소연 표 부계정의 매력은 직접 만드는 영상이다. 어딘가 모르게 엉성해 보이는 영상에 전소연이 직접 녹음한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중간중간 효과음도 빼먹지 않는다. 평소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가 강했던 터라, 전소연의 부계정은 누리꾼들에게 반전으로 다가왔다. 반응도 좋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지난 4일 기준 팔로워 21만을 달성했다.
평소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게 취미라고 밝혀왔던 블랙핑크 제니는 본인의 부계정을 이 사진들을 전시하는 작은 갤러리로 만들었다. 광활한 풍경 사진, 본인 셀카, 지인들, 반려묘까지 보는 내내 제니와 내적 친밀감이 상승하는 기분이다. 제니는 2019년 5월부터 부계정을 만들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팔로워 수는 462만 명이다.
레드벨벳 슬기 역시 2021년 7월부터 ‘BY. SSEUL GI’ 부계정을 만들어 팬들과 소통 중이다. 콘셉트는 그림이다. 슬기가 직접 그린 감각적인 그림들이 계정에 들어간 순간 시선을 사로잡는다. 슬기는 또 제니와 마찬가지로 필름 카메라 취미도 가지고 있는데, 차별점이 있다면 풍경보다는 인물을 위주로 찍는다. 슬기 표 필름 카메라는 깔끔한 게 매력이다. 주로 레드벨벳 멤버들이 피사체에 담긴다. 팔로워 수는 57.2만이다.
이처럼 스타들의 부계정이 인기인 이유는 바로 친근함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비공개 계정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경우 팬들은 스타들과 더 가까워진 기분을 느낀다. 리얼함을 더 중요시 하는 현재 문화에 딱 제격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연예인들의 경우 매니지먼트를 통해 공식 계정을 만들고 관리받는 문화가 지배적이다. 연차가 높은 아이돌은 본인이 관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회사의 허락 또는 협의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부계정은 경우에 따라 매니지먼트의 관리를 받지 않기 때문에 스타들 입장에서도 팬들과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스타그램 앱 자체에 대한 인기가 상승한 것도 요인이다. 인스타그램은 가입 절차가 까다롭지 않고 익명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MZ세대는 이 기능을 이용해 공개적으로 지인들과 소통하는 ‘본 계정’과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비공개적으로 운영하는 ‘부계정’을 함께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여러 개의 계정 운영이 용이한데, MZ세대는 부계정을 자신이 공부한 것을 올리거나 엽사(엽기사진), 공식 계정에 말하지 못한 속마음 등 하나의 일기장처럼 사용한다. 스타들 역시 인스타그램의 부계정 기능을 이용한 사례가 앞으로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