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차지했던 일본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오사코 유야(34·비셀 고베)가 굴욕적인 페널티킥 실수를 저질렀다.
오사코는 지난 9일 일본 조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FC도쿄와의 2024 일본 J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9분 페널티킥 상황에서 허무하게 득점 기회를 놓쳤다.
상대 핸드볼 파울이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페널티킥이 선언된 상황. 키커로 나선 오사코는 오른발로 킥에 나섰지만, 공을 차는 순간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공이 골대 옆으로 한참 벗어났다. 이른 시간 경기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기회가 날아간 셈이다. 그라운드 사정 탓에 미끄러졌다는 듯 페널티킥 지점을 바라보던 오사코는 이내 쓴웃음을 지었다.
치명적인 실수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오사코였다는 점에서 일본 J리그에서도 화제가 됐다. 오사코는 지난 시즌 J리그에서 22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른 데다, 팀의 우승을 이끌며 MVP까지 오른 명실상부한 J리그 최고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도 22골 중 6골을 페널티킥으로 만들어 냈는데, 이날은 본인도 믿지 못할 실수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설상가상 소속팀 고베는 후반 5분 선제 실점까지 허용하며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오사코에게 한 번 더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12분 동점골 이후 상대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한 후반 29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결정적인 프리킥 기회를 얻은 것이다.
키커로 나선 오사코는 날카로운 오른발 킥으로 상대 골망을 세차게 흔든 뒤 포효했다. 오사코의 이 골은 비셀 고베의 2-1 역전승을 이끈 결승골이 됐다. 치명적인 페널티킥 실수를 저질렀던 오사코 입장에선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을 오간 경기가 됐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지난 시즌 득점왕이자 MVP인 오야코가 화려한 한 방으로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그는 전반 페널티킥 상황에서 단단하고 미끄러웠던 그라운드 탓에 보기 드문 실수를 저질렀지만, 승부처에서 확실하게 에이스다운 존재감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와 구단에 따르면 오사코는 “페널티킥은 평소와 같았지만 미끄러졌기 때문에 반성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팀에 폐를 끼치고 있었으니 (역전 프리킥 득점은) 다행스러운 결과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