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의 아버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올해 급여로 1원을 받기로 결정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그리고 방시혁 의장은 ‘왜’ 그랬을까.
하이브는 지난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통해 2024년 사내이사 보수 한도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방시혁 의장의 2024년 연봉은 1원이다. 하이브는 “의장으로서 책임경영 강화 및 하이브의 ‘페이 포 퍼포먼스’(Pay for Performance) 보상 철학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기본 연봉은 1원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 최저시급이 9860원인데 연봉이 1원이라니.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을 터다. 정확히 따지자면 노동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선종문 변호사는 11일 일간스포츠에 “임원급 정도의 보수는 일반 근로계약이 아닌, 이사회 의결 혹은 대표이사 권한으로 결정이 된다”면서 “일정한 보수 한도만 넘기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방시혁 의장은 연봉 1원을 받는 대신에 2024년 상여금으로 9억 8000만 원을 받기로 했다. 즉 본인이 한 만큼만 받겠다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방 의장의 연봉을 두고 ‘보여주기식’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자신이 지니고 있는 무거운 책임감에 소명을 다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간 하이브는 책임경영과 보상철학의 메시지를 강조해왔다. 특히 2021년 2월 방시혁 의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당장의 수익이 아닌 회사 전체의 미래를 내다보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그 결과 하이브는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최초로 연 매출 2조원 고지에 올랐다.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 2조 1781억 원, 영업이익 2958억 원을 각각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매출은 22.6%, 영업 이익은 24.9%가 올랐다. 두 항목 모두 사상 최대치다. 지난 3개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매출 31.7%, 영업이익 24.7%다.
음반 음원 매출액에서 큰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무려 1조원에 육박하는 9700억원으로 집계된 것. 특히 음원 스트리밍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으며, 앨범 판매도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4360만장(써클차트 기준)을 기록했다.
여기엔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활약과 K팝 아티스트 앨범 판매 신기록을 수립한 세븐틴, 또 2년 차로는 역대급 성적을 보인 뉴진스와 본격 월드투어에 나선 르세라핌이 성장에 가속도를 붙였다는 분석이다. 하이브 아티스트들의 활약에 방시혁 의장이 기여도를 무시할 수 없을 터다.
또한 오는 25일에는 하이브 막내딸 신인 걸그룹 아일릿이 데뷔를 앞두고 있다. 방시혁 의장의 세심한 손길을 거쳐 탄생한 아일릿은 MZ세대는 물론 잘파 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의 최신 취향을 모두 관통한다는 게 하이브 측 설명이다. 방시혁 의장이 아일릿까지 성공시키며 연봉 1원이 넘는 가치를 받을 수 있을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