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 전력 저하가 불가피한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로 기대받고 있는 아리엘 후라도(28)마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부진했다.
후라도는 지난 1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3이닝 동안 12안타(1피홈런) 6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투구 수를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마운드를 지켰지만, 진작 강판될 투구 내용이었다.
후라도는 1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서호철·손아섭·맷 데이비슨에게 3연속 안타를 맞고 2점, 후속 박건우에게 추가 적시타를 허용하며 1점 더 내줬다. 2회도 선두 타자 김주원에게 우전 2루타, 1사 뒤 서호철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3회는 도태훈에게 우월 솔로포, 김주원과 박민우에게 연속 안타로 추가 1점을 내줬다.
후라도가 흔들리며 초반 대량 실점한 키움은 이날 3-9으로 패하며 시범경기 3연패를 당했다.
지난 시즌(2023) KBO리그에 입성한 후라도는 11승 8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한 선수다. 기존 외국인 선수 에릭 요키시가 부상으로 팀을 떠난 뒤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 신규 외국인 선수 총 상한액(100만 달러)을 꽉 채워 계약한 키움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키움은 국내 에이스 안우진이 군 복무로 이탈했고, 3~5선발 중 한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였던 장재영도 팔꿈치 통증으로 개막 로테이션 합류가 불발됐다. 아직 국내 선발진 세 자리는 윤곽도 드러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후라도가 2024년 첫 공식전에서 고전했다. 2023 정규시즌 한 경기 최다 피안타가 10개였던 후라도가 11일 NC전에선 3이닝 만에 12피안타를 기록했다. 구종 점검 등 리허설 무대라는 상황적 배경을 고려해도 우려가 생긴다.
키움은 다른 외국인 투수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영입했다. 150㎞/h대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다. 메이저리그(MLB) 등판 이력은 두 경기에 불과하다. 헤이수스의 KBO리그 적응은 아직 미지수다.
후라도가 난타를 당한 11일 NC전에 심각한 의미를 부여할 순 없다. 스프링캠프에 이어 시범경기도 키움의 가장 큰 고민이 선발진이라는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