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출신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가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다. 미국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초반 타격감이 주춤했던 로하스는 12일 SSG 랜더스와 시범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로하스는 2020년 KBO 정규시즌 MVP 출신이다. 당시 로하스는 타율 0.349(리그 3위), 47홈런(1위), 192안타(2위), 135타점(1위), 116득점(1위)로 KBO리그를 평정한 뒤 일본으로 진출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활약은 실망스러웠다. 2021년 일본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로하스는 두 시즌 동안 149경기 타율 0.220, 17홈런, 37타점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기고 방출됐다. 올해 KT로 다시 돌아왔지만, 영입 당시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와 일본에서 부진이 우려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로하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일본에서의 부진에 대해 “입단 첫해 코로나19로 늦게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면서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적은 기회에 비해선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동안의 부진은 KT로 돌아오기 위한 큰 그림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로하스의 자신감 뒤에는 이강철 KT 감독의 응원이 있었다. 이강철 감독이 "일본에서 (부진한) 경기력은 신경 쓰지 말라"며 로하스를 격려했다는 후문. 로하스는 "감독님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편안하게 경기에 들어가라고 말씀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비슷한 스탠스로 이미 두 선수의 부활을 도운 바 있다. 2022년 막 이적한 박병호를 홈런왕(35개)으로 이끌었고, 2023년 이적생 김상수가 다시 2할대 후반 타율(0.271)을 칠 수 있게 도왔다. 두 선수 모두 직전해 극심한 부진으로 에이징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의 오명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이강철 감독의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하라"는 배려에 반등했다.
로하스도 이강철 감독의 격려에 힘입어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로하스는 반등을 자신했다. 그는 일본에서 방출된 뒤인 지난 겨울, 도미니카 리그에서 33경기 타율 0.296, 5홈런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로하스는 "도미니카 리그에서 좋아진 모습을 확인했다. 한국에서도 다시 좋아질 거라 믿는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새 시즌 로하스-박병호-강백호로 이어지는 KT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향한 기대가 크다. 로하스는 "누가 봐도 강력한 트리오 아닌가. 상대 투수들 입장에서는 정말 까다로울 것이다"라면서 "중심 타선의 시너지가 이어질 수 있도록 컨디션을 빨리 끌어 올리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