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 시범경기. 한화 선발 투수 류현진이 공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락 드려볼게요. 번호는 좀 알아봐야 합니다."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자신을 찾는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에 웃으며 답을 전했다.
류현진은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한화는 14-2로 대승을 거뒀다.
한편 거리는 좀 있었지만, 이날은 류현진과 인연 있는 이들이 한국을 찾은 날이기도 했다. 류현진이 롯데를 상대하고 있는 동안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키움 히어로즈와 LA 다저스의 연습 경기가 펼쳐졌다. 류현진에겐 지난 2013년 데뷔해 2019년까지 뛴 메이저리그(MLB) 친정 팀.
세월이 지난 만큼 류현진과 인연 있는 이들이 많진 않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는 부상 재활을 위해 미국에 남았다. 내야 유틸리티 키케 에르난데스, 백업 포수 오스틴 반스, 불펜 투수 조 켈리, 그리고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동료였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정도가 선수단 중 류현진과 함께 뛰어본 이들이다.
다만 사령탑은 그때 그대로다. 2016년 부임해 2019년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낼 때도 함께 했던 로버츠 감독은 여전히 다저스 지휘봉을 잡고 있다. 인연이 있는 만큼 로버츠 감독도 류현진을 추억했다. 로버츠 감독은 17일 취재진 인터뷰 중 류현진의 이름이 나오자 "그와 아직 연락을 해보지 않았지만 꼭 만나길 바란다"며 "이 뉴스를 보고 있으면 꼭 내게 연락을 달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그는 "류현진은 선수로 훌륭할 뿐만 아니라 좋은 동료였고 재밌는 선수였다"며 "(MLB를 떠나 국내로 복귀한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좋은 경기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추억했다.
한국에서 사상 최초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1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스페셜매치를 펼쳤다. LA 로버츠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있다. 고척돔=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국토 반대쪽 부산에서 막 투구를 마친 류현진에게 이 소식을 전하자 그는 "연락을 받진 않았었다"고 웃으면서 로버츠 감독의 요청에 대해 "연락 드려보겠다"고 전했다. 다만 휴대전화엔 옛 사령탑의 연락처는 남아있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는 "번호는 좀 알아봐야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젠 다저스 류현진이 아닌 한화 류현진인 만큼, 그의 머릿속엔 오는 개막전 준비가 우선이다. 류현진은 "투구 내용에 만족한다. 제구도 완벽하진 않았지만 괜찮은 편"이라고 자평했다. 14점을 지원해준 타선에 대해서는 "(너무 잘해서) 불안하다. 시즌 때 좀 이렇게 뽑아주면 좋겠다. 지금 타자들 컨디션이 너무 좋다. 계속 이렇게 갔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