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LG 트윈스 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연습 경기. 6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LG 정우영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역시 서울 시리즈의 주인공은 다른 누구도 아닌 '어썸 킴'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었다.
김하성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의 스페셜 매치에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투런 포 두 방을 터뜨렸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홀로 수확한 넉 점에 힘입어 4-2로 LG에 앞서고 있다.
지난 2021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한 김하성은 지난 3년 동안 MLB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말 그대로 금의환향하며 이번 서울 시리즈에 돌아왔다.
존재만으로 시리즈의 주인공인 '코리안 빅리거'인데, 활약까지 돋보였다. 첫 타석인 2회 초부터 방망이가 돌아갔다. 이날 LG 선발이었던 임찬규는 1회부터 탈삼진 3개를 기록하며 기세가 올랐지만, KBO리그 시절 임찬규에게 강세였던 김하성이 이날도 우위였다.
김하성은 선두 타자 매니 마차도가 2루타를 친 무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승부가 길었다. 첫 3구를 모두 파울로 쳐 타이밍을 조율한 김하성은 4구째 볼을 골라냈고, 5구째 파울을 추가했다. 마침내 6구째. 기다린 실투가 들어왔다. 그는 한가운데 125㎞/h 체인지업 실투를 놓치지 않고 통타해 왼쪽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비거리 128m, 타구 속도는 167㎞/h에 달했다. MLB 30개 구장에서도 모두 홈런으로 기록되는 '진짜배기' 투런포였다.
홈런 1개로 만족하지 않았다. 김하성은 6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다시 홈런포를 가동했다. 상대는 LG의 광속구 사이드암스로 정우영이었다. 김하성을 보며 MLB 진출의 꿈을 꾸는 후배 중 하나였지만, 김하성의 방망이엔 '손속'이 없었다.
그는 정우영과도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7구째 공이 김하성의 몸쪽으로 깊게 파고들었다. 체인지업으로 찍혔고, 코스도 좋았지만, 김하성의 타격 기술이 우위였다. 그는 몸쪽 공에 대처하기 위해 발을 뺀 후 가볍게 타구를 공략했고, 공은 그대로 고척돔 왼쪽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이날 경기 두 번째 투런 홈런.
말 그대로 '예열 완료'를 보여준 두 타석이었다. 스페셜 매치를 마친 샌디에이고 선수단과 김하성은 하루만 휴식한 후 숙적 다저스와 정규시즌 경기를 치른다. 스페셜 매치와 달리 1승 1패가 중요한 2연전이 그들을 기다린다. 게다가 김하성은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한 경기, 한 타석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스페셜 매치를 통해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남은 건 개막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