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을 준비 중인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했다. 우승을 다툴 상대는 호주다.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알 파테흐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엄지성(광주FC)과 배준호(스토크 시티)의 합작골을 앞세워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었다. 앞서 첫 경기 태국전 1-0 승리에 이은 2연승이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오는 27일 오전 5시 같은 장소에서 호주와 우승을 놓고 다툰다. 호주는 앞서 이라크를 2-1로 꺾은 뒤 이집트를 승부차기 끝에 제압한 뒤 결승에 올랐다. 한국과 호주 모두 WAFF U-23 챔피언십 대회 참가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는 한국과 호주,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태국, 이집트 등 8개국의 올림픽 대표팀이 참가한다. 한국과 호주 등은 초청팀 자격으로 참가 중이다. 8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해 팀당 총 3경기씩 치러 최종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U-23 대표팀 사령탑은 황선홍 감독이지만 한국은 선장 없이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다. 황 감독이 3월 A매치 기간에 한해 A대표팀 지휘봉을 임시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대회는 명재용 수석코치가 대신 팀을 이끌고 있다. 황 감독은 오는 26일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4차전까지만 A대표팀을 이끈 뒤, 다시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내달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출전한다.
이날 U-23 대표팀은 지난 태국과 경기와 비교해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다. 안재준(부천FC)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엄지성과 배준호, 홍시후(인천 유나이티드)가 2선에 포진했다. 김민우(뒤셀도르프)와 백상훈(FC서울)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이태석(서울)과 변준수(광주) 서명관(부천) 장시영(울산 HD)이 수비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백종범(서울). 지난 태국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선발 기회를 잡은 건 김민우와 서명관 두 명뿐이었다.
한국이 전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홍시후와 엄지성 등 측면 공격수들을 앞세워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흔들었다. 다만 빠르게 균형을 깨트리진 못했다. 홍시후의 슈팅이 옆그물에 맞는 등 번번이 아쉬움만 삼켰다.
그러나 전반 41분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후방에선 넘어온 롱패스를 상대 수비수가 제대로 커트하지 못하면서 배준호에게 공이 흘렀다. 배준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엄지성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전달했다. 엄지성은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한국의 수비 집중력은 끝내 흐트러지지 않았다. 명재용 수석코치는 이재욱(울산)을 비롯해 양현준(셀틱) 강현묵(김천 상무) 이강희(경남FC) 황재원(대구)을 차례로 투입하며 실험의 폭을 넓혔다. 결국 한국은 엄지성과 배준호의 합작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오는 27일 이번 WAFF U-23 챔피언십 결승 이후 U-23 대표팀은 다음 달 카타르에서 열리는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권이 걸린 AFC U-23 아시안컵을 준비한다. 한국은 내달 16일 UAE전을 시작으로 19일 중국, 22일 일본과 차례로 격돌해 8강 진출 여부를 가린다. 이후 대회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올림픽 본선 진출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축구는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